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가 중의원(하원) 선거 압승 직후 자민당 당선 의원들에게 고가의 선물을 돌린 데 대해 야당은 물론 여당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법적인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정치자금에 대한 국민의 눈높이와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 일각에선 일본 국회의 정치윤리심사회 개최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26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한 자민당 중진 의원은 “다카이치 총리의 정치적 기반은 국민적 인기인데 유권자의 실망을 부르는 건 가장 피해야 할 일”이라며 “(총리가) 사실상 ‘위법이 아니라 괜찮다’고 한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다른 자민당 중진 의원도 “총선에서 대승했기 때문에 더 긴장감이 필요한 상황이다. 선물 배포는 하지 말았어야 한다”고 밝혔다.
다카이치 총리가 이달 중순 자민당 중의원 당선자 315명에게 돌려 논란이 된 ‘카탈로그 기프트’는 링벨이라는 업체의 3만3990엔(약 31만 원·세금 포함)짜리 상품이라고 아사히신문이 전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25일 국회에서 “약 3만 엔(약 27만6000원) 짜리”라고 밝혔지만, 실제 금액과 차이가 있는 것이다.
총 186쪽의 카탈로그엔 홋카이도산 우니(성게알), 혼마구로(참다랑어) 등 식재료 세트부터 수입산 식기 세트, 진주 액세서리, 온천 여관 숙박권 등에 대한 설명이 담겼다. 이 중 하나를 골라 받는 구조다. 다카이치 총리는 “소박한 선물”이라고 했지만, 이 상품은 해당 업체가 제공하는 15개 상품 중 두번째로 비싸다.
일본 정치자금법은 개인이 정치인에게 금전이나 유가증권 등을 기부하는 것을 금하고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정당 지부의 정치자금으로 구입한 것이라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입헌민주당의 미즈오카 슌이치(水岡俊一) 참의원 회장은 “자민당 지부가 ‘총리의 지갑’으로 사용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 중도개혁연합의 오가와 준야(小川淳也) 대표는 “국민생활이 곤궁한 상황에서 총액 1000만 엔을 마구 뿌리는 (총리의) 윤리관을 간과할 수 없다”며 국회 정치윤리심사회 개최를 요구할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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