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의 힘… 김해을 野단일화 유시민에 막히자 민주 지지로 돌아서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4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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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곽진업 ‘100% 여론조사 경선’ 수용… 협상 급물살

야권의 4·27 경남 김해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 단일화 논의가 6일 극적인 돌파구를 찾았다. 민주당 곽진업 후보가 국민참여당이 줄기차게 요구해온 ‘100% 여론조사 경선’ 방식을 전격 수용했기 때문이다. 친노(친노무현) 진영 좌장 격인 문재인 전 대통령비서실장의 역할이 컸다.

김해을 야권후보 단일화가 두 당 간 대립으로 타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문 전 실장은 이날 오전 김해에서 곽 후보와 1시간가량 만나 ‘통 큰 양보’를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큰집(민주당)에서 양보해야 하지 않겠느냐. 노 전 대통령도 2002년 정몽준 국민통합21 후보와의 단일화 때 여론조사 경선을 수용하는 통 큰 결단으로 이길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민주당은 그동안 유권자 현장투표와 여론조사를 50%씩 반영하는 ‘국민참여 경선’을 주장해 왔다.

문 전 실장은 곽 후보의 기자회견에도 참석해 “곽 후보의 결단은 ‘노무현 정신’을 대변하는 것으로 성원과 지지를 보낸다”며 힘을 보탰다.

문 전 실장은 친노 진영 인사들이 “참여당 유시민 대표의 ‘떼쓰기’로 후보 단일화가 좌초되고 노 전 대통령의 고향이 한나라당에 넘어갈 수 있다”며 중재에 나서줄 것을 요청하자 직접 행동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백원우 의원은 “신부님이 속세로, 시장통으로 나온 것 같은 파격적 결단”이라고 평하기도 했다. 실제 문 전 실장은 친노 진영을 중심으로 지난해 6·2지방선거 때는 부산시장 후보로, 이번 재·보선에선 김해을 국회의원 후보로 거론됐으나 완강히 고사해 왔다.

참여당 이백만 대변인은 “이른 시일 내에 합리적이고 공정한 경선 방법이 도출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환영했다. 그러나 유 대표가 입은 정치적 상처도 적지 않다. ‘100% 여론조사 경선’을 고집하며 야권연대 협상의 발목을 잡는 바람에 결과적으로 문 전 실장 등 친노그룹 대다수를 사실상 민주당 지지로 돌아서게 만들었다는 비판도 나온다.

조만간 두 당은 민주노동당까지 포함하는 ‘범야권 후보 단일화’를 위해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을 예정이다. 그러나 여론조사 세부 방식을 놓고 한 차례 진통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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