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국 외교관 ‘상하이 스캔들’]“덩신밍도 올해 1월 中당국 조사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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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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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H 前영사, 鄧남편에게 보낸 e메일에 “鄧 자신도 구속될 수 있다” 언급

지난해 11월까지 중국 상하이 주재 한국총영사관에 근무했던 법무부 출신 H 전 영사가
올 1월 24일 덩신밍 씨의 남편 진모 씨에게 보낸 e메일.
지난해 11월까지 중국 상하이 주재 한국총영사관에 근무했던 법무부 출신 H 전 영사가 올 1월 24일 덩신밍 씨의 남편 진모 씨에게 보낸 e메일.
중국 상하이 주재 한국총영사관을 뒤흔든 중국 여성 덩신밍 씨가 올해 1월경 중국 당국에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9일 동아일보가 입수한 H 전 영사가 덩 씨의 남편 진모 씨(37)에게 보낸 e메일에 따르면 H 전 영사는 “오늘 등신명(덩신밍의 한국식 한자 음독) 씨로부터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다. 등신명 씨도 저와 마찬가지로 조사를 받는 등 많이 힘들어하는 것 같았다”고 밝혔다.

H 전 영사는 1월경 덩 씨와의 불륜관계 및 이중 비자를 발급해준 의혹을 받아 소속 기관인 법무부에 사표를 냈다. 이 e메일은 진 씨의 e메일에 대한 답신으로 1월 24일 작성됐다. 당시는 사건이 국내에 공개되기 전이고 덩 씨가 중국인이기 때문에 e메일에서 언급한 조사는 중국 당국의 조사를 의미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H 전 영사는 이 e메일에서 “그(덩신밍)의 이야기로는 구속이 될 수도 있다고 한다. 우리는 둘 다 최근 벌어지고 있는 일들에 대해 대단히 예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침부터 등신명 씨가 당장 상하이로 오라고 독촉했는데 직장(법무부)에서 상하이로 가지 말라는 당부가 있어 거절했다”며 “이 일로 하루 종일 등신명 씨와 언성을 높여 싸워야 했다”고 말했다. H 전 영사는 지난해 11월 귀국한 뒤 1월 말까지 국내에 머물렀으며 이후 중국으로 출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또 “등 씨가 내린 결론은 제 사랑을 믿을 수 없고 그렇기 때문에 헤어지자는 것이었다”며 “등 씨 역시 자신이 속한 직장 사람들의 만류를 뿌리치고 직장을 그만뒀다. 직장 핑계를 대며 돌아가지 못하는 나를 믿을 수 없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저로서는 머리가 멍한 상태”라며 “저는 등신명 씨와의 사랑을 위해, 그녀와의 신의를 위해 직장도, 가족도, 사회적 체면과 세간의 평가, 부모님의 기대까지 다 버렸다”고 말했다.

H 전 영사는 서울대를 졸업한 뒤 행정고시에 합격해 법무부 검찰사무직으로 공직에 입문했다. 이후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민정수석실과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 비서로 근무하는 등 법무부에서도 촉망받던 엘리트 관료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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