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총성없는 전자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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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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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기지 수십 곳에 운영… 러시아제 GPS 교란장비 배치
南, 반경 1km내 전자통신장비 무력화 EMP탄 개발계획

북한이 지난해 8월에 이어 최근 수도권을 겨냥해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수신을 교란하는 전파를 발사하는 등 대남 전자전(電子戰)을 감행해 군 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이에 군 당국은 “북한의 GPS 교란을 막을 수 있는 신형 군용 GPS를 사용하는 등 대책이 마련돼 있다”면서도 향후 북한의 대규모 전자전에 맞설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북한은 1970년대부터 초보적인 전자전을 준비해왔다. 현재 평양∼원산 이남 지역에 대남 전자전을 수행하는 기지 수십 곳을 운용하고 있다. 북한은 최근 50∼100km 범위 안의 GPS 전파를 교란할 수 있는 러시아제 차량 탑재형 전파방해 장비를 도입해 군사분계선(MDL) 인근 2, 3곳에 배치했다. 남한 지역 대부분이 포함되는 400km 범위 안의 GPS 수신을 방해할 수 있는 신형 장비를 러시아에서 도입했다는 첩보도 있다. 또 주요 부대 간 통신망을 감청이 어려운 광케이블로 교체해 전자전 대응책도 마련하고 있다.

대남 전자전을 주도하는 북한의 핵심기관은 2001년 인민군 총참모부 산하에 설치한 정보통제센터로 정찰국의 감청·정보정찰부대와 각 군 전자정보연구소 등을 지휘하고 있다. 정보통제센터의 지휘를 받는 ‘정찰국 121소’와 ‘적공국 204소’는 대남 사이버전 전담조직으로 2009년에 이어 최근 발생한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공격의 배후로 지목되고 있다.

한국군도 1993년 프랑스제 전자공격(EA) 장비와 전자전지원(ES) 장비를 도입해 최전방에 배치해왔다. EA 장비는 고주파를 발사해 북한군의 통신 장비를 교란하고, ES 장비는 일정 영역의 주파수 범위 안에 걸려든 북한의 통신 내용을 감청해 분석하는 데 사용된다. 또 군 당국은 북한군의 광케이블 통신망에 대한 감청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동부전선 일대에 차기 전자전 장비를 배치할 계획이다. 공군은 전투기에 탑재된 전파방해 장비의 성능을 확인하고 그 절차를 숙달하는 전자전 훈련 장비(EWTS)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국방과학연구소(ADD)는 강력한 전자기파(EMP)를 방출해 반경 1km 안의 전자통신 장비를 무력화하는 EMP탄을 2014년까지 개발할 계획이다. 이른바 ‘e폭탄’으로 불리는 고출력마이크로웨이브(HPM)탄도 개발하고 있다. 박창규 ADD 소장은 7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군에서 (EMP탄의) 전력화를 요구할 경우 전력화가 가능한 수준까지는 된 것 같다”고 답변했다.

한편 정부와 한나라당은 북한의 GPS 교란전파 발사와 관련해 9일 긴급 당정협의회를 갖고 대책을 논의한다. 회의에는 한나라당 국방위원들과 김관진 국방부 장관 등 국방부 관계자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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