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선장 한국이송 검토… 의료진 급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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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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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생각보다 병세 심각’ 판단…가족 오늘 도착하면 상의해 결정
병원측 한국언론 취재에 민감…본보 취재팀 한때 제지당해

“일어나세요, 캡틴” 온 국민이 쾌유를 기원하고 있는 ‘아덴 만의 영웅’ 석해균 선장. 24일 오후(현지 시간)까지도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석 선장이 양팔에 깁스를 한 채 오만 살랄라 술탄 카부스 병원 중환자실 침대에 누워 있다. 살랄라=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일어나세요, 캡틴” 온 국민이 쾌유를 기원하고 있는 ‘아덴 만의 영웅’ 석해균 선장. 24일 오후(현지 시간)까지도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석 선장이 양팔에 깁스를 한 채 오만 살랄라 술탄 카부스 병원 중환자실 침대에 누워 있다. 살랄라=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석해균. 59세/남성/한국(HOEKYUN SUK. 59yrs/male/KOREA)’

삼호주얼리호 석해균 선장이 누워있는 오만 살랄라 술탄 카부스병원 중환자실 병상에는 이런 이름표가 달려 있었다. 24일 오후(현지 시간) 본보 취재팀이 중환자실에서 살펴본 석 선장은 포도당 수액과 혈액을 양팔을 통해 공급받고 있었다. 두 개의 호스로 이어진 산소호흡기를 입에 물고 있었다.

석 선장을 진료하기 위해 총상치료 전문가인 아주대병원 외상센터 이국종 과장 등 의료진 3명이 25일 밤 오만 현지에 급파됐다. 이 교수는 석 선장의 병세 관련 자료를 e메일로 받아 분석한 결과 석 선장이 ‘범발성 혈관 내 응고 이상증’을 보이며 위중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병원에서도 외상외과와 정형외과, 진단검사의학과 등의 전문의들이 비상대기 상태에 들어갔다. 석 선장의 부인 최진희 씨(59)와 차남 석현수 씨(31)도 의료진과 함께 출국했다.

한국 의료진은 현지 도착 직후 기존 의료진과 회의를 열고 오만 병원에서 2차 수술을 해야 할지, 아니면 한국으로 이송한 뒤 후속 치료를 할지를 판단하게 된다. 석 선장을 돌보고 있는 외교통상부 양제현 서기관은 “가족들이 26일 오후(현지 시간) 병원에 도착해 석 선장의 상태를 점검한 뒤 이곳에서 2차 수술을 할지 한국이나 의료 여건이 더 나은 다른 지역으로 옮길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 서기관은 이라크에 파병됐던 자이툰부대 군무원 출신이다. 대학에서 아랍어를 전공하고 레바논국립대에 3년 반 동안 국비유학을 다녀와 아랍어와 영어에 능통하다.

병원 측은 석 선장 입원 후 한국 언론들의 계속된 취재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석 선장 이송 직후 일부 방송카메라가 석 선장을 취재한 것을 문제 삼더니 이날은 본보의 취재에 대해 돌연 사전 허가를 받았는지를 물으며 취재를 제지하기도 했다. 병원 측은 보안요원을 동원해 관련 데이터를 삭제할 것을 요구했고, 이를 거부하던 취재진은 인근 경찰서에까지 가서 경위를 설명해야 했다. 석 선장의 영웅적 행동에 대한 한국민의 높은 관심과 언론의 취재 의무에 관한 취재진의 설명을 한참 듣고 나서야 이들의 태도가 달라졌다.

현지인들도 언론 보도를 통해 석 선장과 삼호주얼리호 사건을 잘 알고 있었다. 현지에서 만난 경찰, 병원 관계자, 택시운전사, 공항 직원 등은 ‘코리아 사람들이 소말리아 해적에게 붙잡혔다가 극적으로 구출된 사건’에 관심을 보이며 취재진에게 진행 상황을 묻기도 했다.

살랄라=이승헌 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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