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손학규 이번엔 만날까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2월 1일 03시 00분


여권에서 영수회담 잇단 건의… 오늘 방송좌담서 거론 가능성

설 연휴 이후 이명박 대통령과 민주당 손학규 대표의 단독 회동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특히 청와대 내에서는 이 대통령이 1일 열리는 신년 방송좌담회에서 패널들과의 문답을 통해 자연스럽게 손 대표와의 회동 문제를 거론하거나 시사할 것이라는 얘기가 들려온다.

이 대통령은 지난 주말 청와대 참모들과 좌담회 준비를 하면서 야당과의 소통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참모는 31일 손 대표와의 회동 가능성에 대해 “그 문제가 독회 자료에 어떻게든 포함돼 있었다. 하지만 생방송 도중 어떤 답변이 나올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이 대통령이 손 대표를 만나더라도 여야 최고위 지도자가 만나는 차원보다는 ‘대통령은 누구라도 만난다’는 틀 안에서 성사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평소 야당 대표의 정치적 상대는 대통령이 아니라 한나라당 대표라는 견해를 피력해 왔다는 게 참모들의 전언이다.

청와대는 이 대통령과 손 대표의 회동 문제를 올 초부터 검토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명박 정부가 희망하는 ‘일하는 집권 4년차’를 만들기 위해서는 정치의 정상화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생각 때문이다.

지난달 23일 이 대통령과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가 청와대 안가(安家) 회동을 통해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의 낙마 문제로 냉랭해진 당청관계를 푼 것도 야당과의 대화 복원 필요성에 주목하는 계기가 됐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안가 회동 이후) 한나라당 일부 의원이 손 대표와의 회동과 관련한 의견을 수차례 전해온 것은 맞다”고 말했다.

방송을 통해서건, 막후 채널을 통해서건 이 대통령의 결심이 야당에 전달되더라도 넘어야 할 산은 아직 남아 있다. 민주당은 “예산안 강행처리에 대해 대통령이 사과해야 한다”는 주장을 철회하지 않고 있다.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일부 의원이 대통령 사과를 2월 임시국회 일정의 여야 합의 조건으로 삼겠다고 했지만 대다수는 ‘어떻게든 국회는 열자’는 의견”이라면서도 정부 여당이 등원 명분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야 협상에 따라 민주당의 임시국회 등원, 이 대통령과 손 대표의 회동이 한꺼번에 풀릴 수도 있는 것이다.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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