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수 ‘자연산’ 대국민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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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2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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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절치 않은 발언 심려 끼쳐 죄송합니다”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사에서 여성비하 논란을 일으킨 ‘룸(살롱) 자연산’ 발언과 관련해 사과 기자회견을 열기 전 고개를 숙이고 있다. 안대표는 기자회견을 하면서 3번 고개를 숙였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사에서 여성비하 논란을 일으킨 ‘룸(살롱) 자연산’ 발언과 관련해 사과 기자회견을 열기 전 고개를 숙이고 있다. 안대표는 기자회견을 하면서 3번 고개를 숙였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가 26일 ‘자연산’ 발언과 관련해 사과문을 발표했다. ‘지도부 교체론’까지 나왔던 논란이 잦아들지 주목된다.

안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직접 낭독한 대국민 사과문에서 “이 어려운 시기에 여당 대표로서 적절치 않은 발언과 실수로 인해 큰 심려를 끼쳐 대단히 죄송하다. 모든 것이 제 부덕의 소치이며 반성의 시간을 통해 여당 대표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꼈다”고 밝혔다.

안 대표는 또 “당을 화합시켜 집권 여당으로서 막중한 책무를 다할 수 있도록 앞장서 최선을 다하겠다”며 “더욱 진중하고 겸허한 자세로 국민 여러분께 다가가 서민생활·경제 활성화를 위해 모든 힘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과문 낭독을 위해 단상에 오르자마자 고개를 숙인 뒤 다시 한 번 허리를 90도 각도로 굽혀 사과 인사를 했다.

22일 ‘자연산’ 발언 논란 이후 24일부터 사실상 공식일정을 중단하고 자택에 칩거해온 안 대표는 28일 군부대, 30일 양로원을 방문하는 등 당 대표로서 예정된 일정을 모두 소화하기로 했다. 현재의 위기 국면을 정면으로 돌파해 수습하겠다는 뜻을 밝힌 셈이다.

이런 결심엔 계속 움츠릴 경우 ‘허울뿐인 대표’가 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 대표가 칩거하는 동안 당내에서 김무성 원내대표와 다른 최고위원들이 당 대표의 일정을 대신 맡는 방안이 논의됐다고 한다. 그는 이날 사과성명에 앞서 측근과 지인 등에게 수습 방안에 대해 조언을 구했고 25일 저녁 최종 결심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대표의 사과로 당내 논란은 일단 잦아들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2012년 7월까지가 임기인 안 대표가 지금 사퇴하면 1년 이상 임기가 남아있기 때문에 전당대회를 열어 지도부를 다시 구성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는 당에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현 시점에서 전대를 열면 새 지도부가 대통령선거를 치르게 되기 때문에 계파 간 전면전에 따른 내홍도 불가피하다.

당내에선 안 대표가 남은 임기를 채우며 ‘롱런’할지는 내년 4월 재·보궐선거 결과에 달려있다는 분석이 많다. 당의 핵심 관계자는 “안 대표는 다음 재·보선에 모든 것을 쏟아 붓는다는 생각”이라며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선거 승리를 위해서 모든 의사결정을 내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등 야당은 이날 안 대표의 사퇴를 거듭 촉구했다. 민주당 차영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민주당과 국민은 안 대표가 반성이라는 ‘립서비스’가 아니라 사퇴라는 ‘행동’으로 보여주길 바란다”며 “한나라당의 반성을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보겠다”고 논평했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대변인은 “말로만 반성한다는 것은 국민을 또 한번 우롱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황장석 기자 surono@donga.com


▲동영상=안상수 자연산 발언 대국민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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