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연평도 포격 도발]中 환추시보 ‘반미-北비호’ 여론 자극 본격화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1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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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에 ‘독약 마시지 말라’ 충고 사흘만에…

‘항모 조지워싱턴의 황해(서해) 진입은 중국에 대한 경고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의 국제판 자매지인 환추(環球)시보가 29일 또다시 조지워싱턴의 훈련 참가 반대에 나섰다. 이 신문은 천안함 폭침 사건 이후 진행된 7월 한미 연합훈련에도 ‘조지워싱턴의 참가는 수많은 중국인을 분노케 한다’는 등 자극적인 기사로 반대 여론을 주도했다. 26일에는 북한에 ‘갈증 풀려고 독약을 마시지 말라’며 충고하기도 했으나 다시 동맹국 챙기기에 나섰다.

이 신문은 “중국 여론의 강한 반대에도 미국이 조지워싱턴을 28일 황해로 진입시켜 중국인을 몹시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연합훈련이 이뤄지는 해역은 산둥(山東) 반도에서 170해리 떨어진 곳으로 유엔해양법이 배타적경제수역(EEZ)을 200해리로 규정하고 있는 것에 비추면 미 항모가 중국의 EEZ 내로 들어올 수도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훈련 해역인 격렬비열도 인근은 충남 태안에서 27해리 떨어진 곳이다.

신문은 이날 또 중국 7대 도시에서 진행된 1306명에 대한 여론조사라며 내놓은 결과에서 한반도에서 부단히 위기가 발생하는 것은 어느 국가 때문인가라는 질문에 미국이 55.6%로 가장 높고 한국 10.3%, 북한 9.0%, 일본 4.6% 등의 순이라고 밝혔다.

칭화(靑華)대 국제정보연구중심 리시광(李希光) 주임은 이날 환추시보에 기고한 ‘북한은 중국의 1급 핵심이익’이라는 글에서 “어느 국가도 북한에 전화(戰火)를 일으키면 이는 중국에 대한 도전이자 선전포고”라고 주장했다. 리 주임은 19세기 한반도의 갑오년 청일전쟁으로 일본 해군이 서해를 침입한 것을 예로 들며 한반도의 안정은 동북 3성의 안정, 나아가 중국의 안정과 직결된다는 논리를 폈다. 리 주임은 “한반도의 남북한 평화 유지를 위해서는 ‘독립적인 북한’이 중국과 한미의 중간에서 완충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편 사설은 “남북한 미국 누구도 전쟁을 바라지 않겠지만 지금의 위기 상황은 기괴한 방식으로 전쟁이 다가오는 있는 형국”이라며 “전쟁을 원하지 않으면 전쟁이 두렵지 않은 것처럼 행동하지 말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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