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국민 “모의선거지만 감격은 진짜”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1월 15일 03시 00분


코멘트

■ 해외공관 14, 15일 모의투표

2012년 4월 총선부터 도입되는 재외국민 선거가 14일(현지 시간) 전 세계 21개국 26개 한국 공관에서 재외국민 유권자 약 230만 명 중 1만991명이 참가한 가운데 시작됐다. 모의 선거는 15일까지 이틀간 실시된다.

14일 중국 베이징(北京) 한국대사관 1층 재외국민 모의선거 투표장. 이날 투표는 16개 지역구 국회의원과 7개 정당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서울 송파갑’에는 동해당 김백두, 서해당 이한라, 남해당 박남산 등 세 후보가 출마했다. 베이징에서는 사전 신청을 통해 588명이 선거인 명부에 등재됐으며 상하이(上海)에서는 400명이 참가를 신청했다.

이날 행사를 위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5명이 파견됐다. 14일 투표에 참여한 사람은 70여 명. 이영호 베이징 총영사는 “정식으로 투표가 시행되면 총영사관이 있는 중국 8개 도시에 투표소가 설치돼 운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영사는 “국내에서 하루 동안 투표를 하는 것과 달리 재외국민 투표소는 법률상 6일까지 개설, 운영할 수 있기 때문에 투표상황을 봐서 더 기간을 늘릴지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에서는 공관 이외 지역에 투표소를 설치하는 것에 대해 중국 당국이 난색을 표시해 베이징의 대사관과 상하이 총영사관에 투표소가 마련됐다.

이날 투표에 참가한 민경선 씨(런민대 회계학과·북경총한국유학생회연합 사무차장)는 “고1 때부터 중국에서 유학 중이라 올해 23세가 되었지만 투표를 한 번도 못해 이번에 모의투표를 신청했다”고 말했다. 민 씨는 “이제부터는 한국의 정치인들이 무엇을 하는지 등 한국 사정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일본에서도 오랫동안 투표권을 행사하지 못한 교민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이날 오전 도쿄 요쓰야(四谷)에 있는 주일 한국대사관 2층에서 투표를 한 이희팔 사할린귀환 재일한인회장(87)은 “내후년 선거에선 이전처럼 재일교포가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게 해줄 후보를 뽑을 것”이라고 말했다. 15일에는 사할린에서 3명이 투표를 하러 도쿄에 올 예정이다. 도쿄에서는 사전 등록한 1513명 중 상당수가 투표할 것으로 선관위는 예상했다. 한편 호주 시드니 주재 한국총영사관(총영사 김진수)은 투표 참가자에게 여권 지갑을 기념품으로 전달하고 점심시간에 방문하는 투표자에게는 김밥과 생수를 제공하기도 했다.

투표가 끝나면 각국 주재 공관은 외교 행낭을 통해 투표용지를 국내로 보내며 운송 시간을 고려할 때 마지막 행낭이 23일경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도착할 예정이다. 선관위는 24일 전국 16개 구시군위원회에서 개표를 진행해 이날 오후 10시면 결과를 발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2012년 처음 실시하는 재외국민 선거에서 주재국과의 마찰, 투표 기간(6일)의 관리, 투표용지를 서울에 보내는 과정 등 민감한 부분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모의 선거를 먼저 실시하게 됐다”고 말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