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서울국제심포지엄]“경제 논하다보면 정치-외교로 확대… G20 역할 더 커진다”

동아일보 입력 2010-09-27 03:00수정 2010-10-11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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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와 한국개발연구원(KDI),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공동 주최로 28, 29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G20 서울국제심포지엄’은 11월 11일 개최되는 주요 20개국(G20) 서울정상회의의 리허설 성격이 강하다. G20 체제의 정체성과 향후 역할을 논의하는 첫 국제심포지엄인 데다 서울정상회의에서 논의될 어젠다들이 사전에 논의되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 정부가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G20 체제의 정착과 개발도상국 개발 의제가 이번 심포지엄에서 심도 있게 다뤄진다. 이번 심포지엄에 참가하는 유수프 지야 이르베츠 터키 국회의원과 G20 비(非)회원국으로 개발도상국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는 칠레 세르히오 비타르 전 공공사업부 장관을 만나 G20 역할 확대와 개발의제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 왜 G20을 제도화해야 하나… 유수프 지야 이르베츠 터키 국회의원

“미래의 G20 정상회의에서 논의될 이슈는 지금보다 훨씬 다양할 것이다. 중국 등 영향력 있는 신흥 강국과 중동의 자원 부국이 빠진 현재의 주요 8개국(G8) 체제는 글로벌 이슈를 조율하는 데 한계가 있다.”

터키의 집권 여당인 정의개발당(AKP) 소속 국회의원으로 G20 서울국제심포지엄에 참가하는 유수프 지야 이르베츠 의원(사진)은 글로벌 무대에서 G20의 영향력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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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통상, 금융, 에너지 같은 경제 이슈를 정치나 외교와 분리해서 생각하는 건 불가능하다”며 “머지않은 미래에 비(非)경제 분야 이슈들도 G20에서 다루어지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이미 G20은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을 넘어 국제 경제협력을 논의하는 최상위 협의체(Premier Forum)로 자리매김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외교와 정치 관련 이슈도 논의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르베츠 의원은 경제학과 교육학 박사 학위를 소지한 대학 총장 출신으로 터키상공회의소와 국제경제관계위원회 등에서 활동했다.

그는 “그동안 세계의 주요 문제를 G8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5개국이 해결해 왔지만 이들은 다양한 국가의 문제와 이슈를 다루는 데 효과적이지 못했다”며 “G8만 해도 중국을 비롯해 세계경제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이머징 국가와 아랍권 자원 부국들은 빠져 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이르베츠 의원은 G20에서 앞으로 국제사회의 다양한 이슈가 제대로 다뤄지려면 한국과 터키 같은 ‘특수한 위치’에 있는 나라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한국과 터키를 서로 다른 문화권과 경제권을 잇는 역할을 하기에 가장 적합한 나라로 꼽았다.

이르베츠 의원은 “G20 체제가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려면 개발도상국에서 경제 강국으로 성장한 한국이 개도국과 선진국을, 지리적·문화적으로 유럽과 아시아를 아우르는 터키가 서구와 아시아를 이어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두 나라 모두 G20 체제 안에서 ‘다리(bridge)’ 기능을 하며 국제사회에서 영향력을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표적인 6·25 참전국인 터키 출신으로서 한국에 특별한 애정도 표현했다. 그는 “터키인들은 올해 한국이 G20 개최국이며 동시에 의장국이란 사실을 기뻐하고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런 점이 반영돼 G20에 대한 관심도 예년보다 큰 편”이라고 소개했다.

■ 왜 개도국 문제가 중요한가… 세르히오 비타르 칠레 前장관

“개발도상국의 개발 문제를 주요 의제로 선정했고, 이에 대한 답을 소수의 선진국이 아닌 다양한 나라가 머리를 맞대고 찾는다는 점에서 G20 체제는 국제사회에 큰 변화를 불러왔다고 할 수 있다.”

G20 서울국제심포지엄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세르히오 비타르 전 칠레 공공사업부 장관(사진)은 26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이 G20 정상회의 의장국일 때 개발 이슈가 의제로 채택된 것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공공사업부 장관에 앞서 2003∼2006년 교육부 장관을 지내는 등 칠레의 대표적인 고위 관료다.

그는 “놀랄 만한 경제발전을 이룬 한국이 G20 서울정상회의 의제로 개발 이슈를 제안했다는 것은 G20 차원에서 개도국 문제를 체계적으로 다룰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것”이라며 “한국으로서도 국제사회에서 개도국 개발을 선도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

G20 체제가 개도국 문제를 다루는 데 훨씬 더 효율적인 시스템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비타르 전 장관은 “개발 이슈는 G20 회원국인 기존 선진국과 신흥 경제 강국은 물론이고 비회원국인 개도국들의 목소리까지 담은 의제”라며 “G20이 G8과 완전히 다른 내용을 다루는 것은 아니지만 의제와 참가국의 다양성을 고려할 때 훨씬 더 진보한 글로벌 협의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비타르 전 장관은 한국이 6월 부산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 때 사회복지 분야에 초점을 맞춘 개도국 지원 방식을 경제 및 사회 발전에 필요한 인프라 구축과 인적자원 양성 중심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고 제안한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개도국들에 차관과 물품을 제공하고 관세를 인하해 주는 것과 같은 1차원적인 개발 방식은 한계가 분명하다”며 “개도국들이 스스로 경제개발을 할 수 있도록 교통, 전력, 건설, 항만 등과 같은 인프라 지원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 2월 칠레에서 리히터 규모 8.8의 대지진이 났을 당시 공공사업부 장관이었던 그는 체계적인 인프라 구축이 개도국들에 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비타르 전 장관은 “칠레는 G20 회원국은 아니지만 중남미 국가 중에서 안정적으로 성장하는 나라로 꼽히며 한국이 가장 먼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했을 만큼 한국과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며 “앞으로 개발 이슈의 추진과 관련해 한국과 협조할 일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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