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테이션/동아논평]인사비리의 복마전, 지자체

동아일보 입력 2010-09-10 17:00수정 2010-09-10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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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 딸의 특혜 채용으로 나라가 시끄럽습니다만, 이런 비리가 어디 외교부만의 일이겠습니까. 모르긴 해도 다른 정부 부처와 산하기관들에도 없지 않을 것입니다. 지방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사실 인사비리에 관한 한 지방자치단체와 그 산하기관들은 복마전이나 다름없습니다.

경기도 부천문화재단의 전체 직원 165명 중 46명이 전 시장의 친인척이나 시의원의 자제, 재단 관계자의 지인 등이라고 합니다. 부천시설관리공단의 경우도 150여명의 직원 중 24명이 전 시장, 전 국회의원, 전 시의장의 가족이나 친인척입니다. 경기도 성남시 산하의 문화재단과 시설관리공단 등에도 전·현직 시장과 구청장, 시의원 등의 자녀나 친인척 40여명이 특채됐다고 합니다. 도대체 이것을 어떻게 봐야할까요.

이들이 모두 비정상적으로 채용됐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대부분 서류전형과 면접, 또는 면접만으로 특채됐다는 점에서 특혜 채용 가능성이 높은 것이 사실입니다. 이런 사례는 비단 경기지역 뿐 아니라 전국적인 현상입니다. 강원도 어느 군청에는 군수의 딸, 부산 어느 구청에는 구청 국장의 딸, 광주의 어느 기관에는 수도권 국회의원의 사촌동생이 근무하고 있습니다.

지방은 채용뿐 아니라 승진이나 보직과 관련한 인사비리도 심각한 지경입니다. 매관매직이 지자체장의 선거비용을 뽑는 수단으로 전락해 5급 행정직과 기술직에 승진하는데 각각 5000만 원과 1억5000만 원이 든다는 폭로까지 나온 적이 있습니다. 단체장들이 선거 때 도움을 준 측근이나 공무원들을 챙기려는 불공정 인사도 비일비재합니다. 이 때문에 지방 공직사회에서는 줄서기가 관행이 되다시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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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은 감시의 눈길이 느슨한 데다 각종 연줄이 작용할 개연성이 높기 때문에 아무래도 인사비리가 발붙일 소지가 많습니다. 이런 비리를 내버려둔다면 연줄이 없는 보통 사람들이 느낄 박탈감은 클 것이고, 사회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지방행정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지방자치를 위협할 수도 있습니다. 공정한 사회를 만들려면 중앙, 지방 가릴 것 없이 인사 특혜와 비리부터 발본색원해야 할 것입니다. 동아논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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