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柳장관 딸 특채 파문 확산]행안부 특별감사서 드러난 ‘맞춤 채용’

동아일보 입력 2010-09-07 03:00수정 2010-09-07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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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면접관 2명, 20점만점에 19점 줘 2등을 1등으로 행정안전부의 특별감사 결과 외교통상부의 특별채용은 사실상 유명환 장관의 딸 유모 씨를 위한 ‘맞춤형 전형’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응시원서 마감, 면접관 선정, 응시자격 등 모든 전형 과정을 유 씨가 자신을 위해 직접 만든 듯 그의 ‘스펙’에 딱 들어맞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행안부 감사에서는 유 장관의 지시나 유 씨의 요청이 있었는지 밝혀내지 못하는 한계를 보였다.

○ 엿가락 같은 기준

외교부는 7월 1일 1차 채용 공고를 낼 때 텝스(TEPS) 성적만 어학 기준으로 제시했다. 유 씨의 성적표는 며칠 차이로 유효기간(2년)을 넘겨 당연히 탈락했다. 외교부는 “응시자 8명 중 적합자가 없다”고만 밝혔다. 유 씨는 7월 1일과 8월 1일 두 차례 시험을 더 치렀고 성적이 잘 나온 8월 성적표를 제출했다.

1차에서 합격자를 가리지 못한 외교부는 7월 16일 재공고를 내면서 26일 뒤인 8월 11일에야 원서접수를 마감한다고 밝혔다. 1차 때 공고 12일 만에 접수를 마감한 것과는 달랐다. 덕분에 유 씨는 8월 10일 발표된 텝스 성적표를 제출할 수 있었다. 전에 제출한 성적보다 56점이나 높았고 응시생 중 최고 점수로 기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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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첫 번째 시험 서류전형 시 ‘영문 에디터’ 경력을 인정하지 않았으나 두 번째 시험 서류전형에서는 ‘번역사’ 경력을 인정해 유 씨에게 유리했다. 비슷한 다른 채용 공고에는 변호사라는 명문 규정이 들어 있지만 이번 채용 과정에는 빠져 있었던 점도 의혹이다. 한충희 외교부 인사기획관은 행안부 감사에서 “유 씨가 장관 딸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람의 딸이어서 자신이 시험 위원에서 빠져야 했지만 공무원임용시험령을 무시하고 한 기획관은 직접 위원으로 참여했다. 또 다른 심사위원인 견제민 본부대사는 장관 딸인지 알지 못했고, 공정하게 심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5명의 면접관 중 외교부 심사위원 2명은 유 씨에게 20점 만점에 19점씩을 줬다. 차점자에게는 한 기획관이 12점을 주고 견 대사는 17점을 줬다. 반면에 교수로 구성된 외부 심사위원은 총점에서 차점자에게 유 씨보다 2점을 더 줬다. 결국 이 응시생은 유 씨보다 7점이 낮아 탈락했다.

○ 유 장관 지시 없었나

행안부 감사 결과와 외교부 답변을 종합하면 유 장관 딸이 채용 과정에서 받은 각종 혜택은 기적에 가까운 우연의 일치다. 유 장관도 ‘특별 지시’를 내리지 않았고, 당사자인 유 씨도 인사 관계자들에게 부탁을 전혀 하지 않았는데도 관련 공무원들이 알아서 채용 과정을 만들었다는 설명이기 때문이다.

행안부 감사 결과 유 장관은 이런 채용계획을 미리 보고받았고, 합격자 공식 발표 전 딸의 합격 사실도 보고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채용 전 지시를 내리거나 합격 후 문제점을 지적하지 않았다는 게 행안부 측 설명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외교부 관계자들은 장관이 지시한 것이냐는 질문에 ‘전혀 아니다’라는 답변을 되풀이하고 있다”며 “다들 알아서 했다고 하는데 우리가 강제수사할 수도 없고,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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