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입국죄로 북한에 수감돼 있던 아이잘론 말리 곰즈 씨(31)와 그의 석방을 위해 평양에 갔던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86) 일행이 27일 미국 보스턴으로 조용히 돌아왔다. 대대적인 환영행사는 없었고 카터 전 대통령도 7개월 이상 갇혀 있던 미국인 ‘인질’을 구해 왔음을 자축하고자 하는 뜻도 없어 보였다.
카터 전 대통령과 곰즈 씨는 50여 명의 취재진과 곰즈 씨의 가족, 친지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항공기에서 내려 가족들과 포옹을 하며 인사를 나눴다. 취재진은 활주로에서 포토라인과 마이크를 설치해 놓고 기자회견을 기다렸지만, 카터 전 대통령과 곰즈 씨는 취재진의 질문을 받기는커녕 사진 촬영을 위한 포즈 한 번 취하지 않은 채 헤어졌다.
작년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미국인 여기자들을 데리고 귀환했을 때와는 사뭇 다른 모습. 이날 행사가 조촐하게 치러진 것은 기대를 모았던 카터 전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면담이 불발로 끝난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카터 전 대통령이 방북한 직후인 26일 전격적으로 중국을 방문해 카터 전 대통령을 허탈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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