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제재조치 가급적 이른 시일내 시행”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8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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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미 천영우차관 밝혀… 멜라트銀제재는 자산동결보다 낮은 영업정지 될듯

정부는 이란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에 동참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가급적 이른 시일에 독자적인 이란 제재 조치를 시행하기로 하고 이를 미국에 통보했다. 그러나 정부는 멜라트은행에 대한 제재 조치를 자금 동결보다는 낮은 수위에서 정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제재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 중인 천영우 외교통상부 제2차관은 26일(현지 시간) 워싱턴 특파원 간담회에서 “이란 제재 조치는 가급적 이른 시일에 준비되는 대로 시행한다는 게 정부 방침”이라고 밝혔다.

천 차관은 “한미 양국은 어제 관계기관 합동회의를 갖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이란 제재 이행과 관련된 우리 정부의 구상과 세부사항을 설명하고 제재의 내용과 적용 범위, 기준, 구체적인 이행 절차, 법적 제도적 장치 및 이행 주체 등을 협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의 이란 제재 동참 결정은 기본적으로 국제평화와 안전, 핵 비확산 문제에 중요한 이해관계를 갖고 있는 책임 있는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응당한 도리이고 의무라는 관점에서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 고위 당국자는 “정부가 이란과의 관계 경색을 예상하면서도 이란 제재 방침을 마련해 조속한 시일에 시행하겠다고 입장을 정리한 것은 종합적으로 한국의 국익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북한이 이란으로부터 우라늄 농축과 관련한 핵개발 기술을 전수받을 수 있는 우려가 큰 상황에서 이란의 핵능력 개발 확대를 막기 위한 제재에 동참하는 것은 한국의 안보 이익과 직결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또 다른 고위 당국자는 멜라트은행 제재와 관련해 “자산 동결조치보다는 조금 낮은 수위의 제재를 할 것”이라며 “대량살상무기(WMD)와 관련한 거래를 촘촘히 제한하기 위해 멜라트은행 서울지점과 관련 기관, 사람에 대해 규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는 멜라트은행 서울지점에 대한 영업정지가 조만간 취해질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다.

이 당국자는 “이란 제재는 북한 핵문제와 관련한 제재의 연장선상에서 봐야 한다”며 “북한과 이란 문제를 따로 분리하는 것은 (국제사회에) 설득력이 약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란 정부가 한국 제품에 높은 관세를 매길 것이라고 밝혔지만 감수할 수밖에 없다”며 “이른 시일에 제재 문제를 일단락해야 기업들도 방향성을 갖고 대처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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