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테이션/동아논평] 박근혜는 성역인가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8월 5일 1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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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에 대해서는 어느 누구도 함부로 말을 해선 안 되는 것일까요.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가 박 전 대표에 대해 한 발언이 일파만파를 낳고 있습니다.

발단은 김 원내대표가 한 언론 인터뷰에서 "박 전 대표는 국가 지도자 덕목 10개 중 7개 정도는 아주 훌륭하지만 결정적으로 부족한 점이 있다"고 말한 데서 비롯됐습니다.
민주주의에 대한 개념과 사고의 유연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한 것이지요.

당장 친박근혜 계열에서 발끈하고 나섰습니다.
유정복 의원은 “왜 자기 잣대로 박 전 대표를 판단해서 폄하하느냐”고 김 원내대표를 비판했습니다.

박 전 대표가 생각하는 민주주의는 원칙을 지키고 대(對)국민 신뢰를 중시하는 것인데, 이것을 유연성의 부족으로 봐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화합이 필요한 마당에 그런 발언을 한 저의가 뭐냐”는 반발도 터져 나왔습니다.

파문이 커지자 김 원내대표는 “그런 얘기도 못하느냐”고 반박했습니다.
틀린 말은 아닙니다. 대통령에 대해서도, 어떤 권력자에 대해서도 자기 의견을 자유롭게 얘기할 수 있는 나라가 민주주의 사회이니까요.
김 원내대표는 또 계파별 당내 갈등을 없애고 정권 재창출을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취지에서 말한 것이라고 설명을 했습니다.

이런 파장에 대해서 박 전 대표는 반응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유 의원도 자신이 한 말에 대해서 “박 전 대표와 상의하지 않은 내 개인 의견이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의문은 남습니다. 박 전 대표에 대해서는 어떤 비판을 해서도 안 되는 것인지 말입니다.
1년 전 지금은 한나라당이 된 친박연대에서 당시 전지명 대변인이 박 전 대표를 비판하는 듯한 말을 했다가 경질된 일이 있습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달라진 게 없지 않나 싶은 착각이 들 정도입니다.

박 전 대표의 정치적 영향력을 부인하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박 전 대표에 대해서는 ‘좋은 소리’ 말고는 어떤 소리도 할 수 없다면 그건 박 전 대표에게도, 그리고 한나라당이나 우리나라 민주주의에도, 좋은 일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동아논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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