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참의장 한민구 육군총장 황의돈…軍 수뇌인사 ‘문책+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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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6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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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사 부사령관 정승조
1군사령관 박정이 내정
해군 참모총장은 유임

정부는 14일 천안함 폭침사건에 대해 책임을 지고 전역지원서를 제출한 이상의 합참의장 후임으로 한민구 육군참모총장(57·육사 31기)을 내정하는 등 대장급 군 인사를 단행했다. 육군참모총장에는 황의돈 한미연합사 부사령관(57·육사 31기), 연합사 부사령관에는 정승조 1군사령관(55·육사 32기)을 내정했다. 천안함 민군 합동조사단의 공동단장을 맡았던 박정이 합참 전력발전본부장(58·육사 32기)은 대장으로 승진해 1군사령관에 내정됐다.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하는 한 합참의장 내정자를 제외한 대장급 3명은 15일 국무회의에서 군 인사안이 의결되면 이명박 대통령의 재가를 거쳐 임명된다.

○천안함 문책…군 사기와 안정도 고려

이번 인사는 이상의 의장이 천안함 사건의 책임을 지는 형식으로 물러나면서 생긴 공백을 메우는 후속 인사 성격이지만 문책성에 가깝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현역 합참의장이 전역신청서를 낸 것도 이례적이지만 이튿날 대장 인사가 단행됐다는 점에서다.

그럼에도 후속 인사는 군의 사기와 안정을 꾀한 것으로 보인다. 한 육군총장을 합참의장으로 내정하고, 황 부사령관을 육군총장으로 자리 이동시킨 것은 신망 높은 두 사람을 중용함으로써 육군 내 인사의 틀을 흔들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번 인사를 계기로 천안함 사태에 따른 어수선한 분위기를 일소하고 지휘권 확립을 통한 안정성을 보장해 확고한 군사대비태세를 유지함으로써 정부 정책을 힘으로 뒷받침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군 관계자들은 작전과 정책 분야를 두루 거친 한 총장의 합참의장 내정을 이미 예상했다는 반응을 내놓았다. 그러나 한 총장이 전임 이 의장과 마찬가지로 합참 근무 경험이 없는 게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과 미국이 비록 연기에 합의하긴 했지만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이라는 과제를 앞두고 있는 데다 이번 천안함 사건에서 허점을 드러낸 3군 합동성 강화를 위한 합참의 역할이 매우 강조되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황 부사령관은 정보통으로는 드물게 육군총장에 발탁됐다. 하지만 오랜 합참 근무 경력과 빼어난 국제감각을 바탕으로 육군의 수장으로서 손색이 없다는 시각이 많다. 일부에서는 황 부사령관의 재산이 의장행(行)에 걸림돌이 됐을 것이란 분석도 내놓고 있다. 그의 등록 재산은 25억7822만 원으로 군 인사 중 2위다. 의장은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하는 만큼 많은 재산이 불필요한 논란을 가져올 수 있다는 고려가 이번 인사에서 작용했다는 얘기다.

정 1군사령관의 연합사 부사령관 발탁 역시 순리에 따른 인사라는 평가다. 그는 영어에 능통하고 제2대 이라크 자이툰부대 사단장을 지내 한미관계에도 정통하다. 박 본부장의 1군사령관 발탁은 천안함 사건 민군 합동조사단의 공동단장으로서 북한 공격임을 입증해낸 공로 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현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상대로 천안함 침몰 원인을 설명하기 위해 뉴욕에 머물고 있다.

○지역 안배, 해군 참모총장은 유임

대장급 4인 인사는 지역안배 흔적도 눈에 띈다. 한 총장은 충북 청원, 황 부사령관은 강원 원주, 정 사령관은 전북 정읍, 박 본부장은 충남 홍성 출신이다. 물러나는 이 합참의장은 경남 진주가 고향이지만 신임 인사에 영남 출신은 없다.

이번 대장 인사에서 김성찬 해군참모총장은 제외됐다. 감사원 감사결과 천안함 사건 직후 해군 2함대사령부 및 해군작전사령부의 보고체계에 문제점이 드러났지만 김 총장은 사건발생 1주일 전에 취임했다는 점이 고려됐다는 후문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군단장급 이하 인사는 신임 총장이 부임한 뒤 다음 주쯤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신임 군 수뇌부 내정자 프로필

○한민구 합참의장


국방부 정책 부서를 두루 거친 대표적인 전략·기획통. 합참 근무는 처음이다. 친화력과 갈등조정 능력이 뛰어나 위아래의 신망이 두텁다는 평이다. 육참총장 시절 ‘기본에 철저한 육군’을 강조했다. 의병장 청암 한봉수 선생의 손자다.

△충북 청원(57) △청주고 △수도방위사령관 △육군참모차장
○황의돈 육군참모총장


국방정보 및 국제 군사협력 분야에서 활약이 컸다. 국방부 대변인을 지내며 언론 접촉이 많았지만 입이 무겁다. 일처리가 분석적이고 치밀하다는 평을 듣는다. 영어 실력이 뛰어나며 초대 자이툰부대 사단장으로 이라크 파병 임무를 마쳤다.

△강원 원주(57) △원주 대성고 △11군단장 △국방정보본부장○정승조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작전 및 정책 전문가로 국제 업무에도 정통하다. 한미연합사 기획참모부 차장, 제2대 이라크 자이툰부대 사단장, 육사 교장을 지냈다. 엄정하면서도 시스템에 입각한 일처리를 중시한다는 평가가 따른다.

△전북 정읍(55) △백산고 △국방부 정책기획관 △1군사령관
○박정이 1군사령관


작전과 전력 분야를 두루 거쳤다. 짙은 눈썹에 무뚝뚝한 인상이지만 속정이 깊다는 말을 듣는다. 업무를 완벽히 장악하고 난 뒤 지휘에 나서야 한다고 믿는 완벽추구형으로 통한다. 올바른 원칙을 늘 강조한다.

△충남 홍성(58) △평택종고 △20사단장 △수방사령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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