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지방선거 D-16]“외국인 110만명시대 맞아 내가 한국사회 일부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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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5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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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6·2지방선거 후보의 출사표는 그 어느 때보다 색깔이 다양할 것으로 전망된다. “나는 한국사회의 한 부분을 대표하는 1인”이라고 당당히 외치는 ‘다문화 후보’들이 유례없이 많이 출마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자유선진당, 국민참여당에서 공천한 6명의 다문화가정 출신 후보는 저마다 “외국인 110만 명 시대를 맞아 사회통합에 앞장서겠다”고 입을 모았다.

한나라당은 당 공천 사상 최초로 광역의원 비례대표에 2명의 다문화 후보를 추천했다. 경기도의원 비례대표 후보 1순위 이라 씨(33)와 대전시의원 비례대표 후보 3순위인 센위안 낫티타 씨(32)가 그 주인공이다. 정병국 사무총장은 “이제 다문화가정이 상당하기 때문에 사회통합 차원에서 반드시 대표할 인물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적극 영입했다”고 배경을 밝혔다.

비례대표 1순위로 당선 가능성이 높은 이라 씨는 2003년 한국에 온 뒤 2년 전 한국 국적을 취득하고 이름을 한국식으로 바꾼 몽골인이다. 현재 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 결혼이민자 네트워크 부회장을 맡아 성남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 등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그는 다문화가정 엄마들을 위한 체계적인 교육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꿈이다.

센위안 씨는 2003년 한국에 온 태국인이다. 대전에 있는 목원대와 배재대 한국어교육센터를 수료한 그는 “6000여 명에 달하는 대전 다문화가족의 자녀가 정상적으로 성장해 한국인으로 떳떳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자유선진당도 장해정(42·영등포구의회) 김정연(38·구로구의회) 양덕자 씨(52·금천구의회) 등 3명의 중국동포 후보를 냈다. 중국동포들이 밀집한 서울 영등포·금천·구로구의회 비례대표 후보 1순위 자리를 모두 이들에게 내줬다. 장 씨는 14년 전 중국 헤이룽장 성 무단장 시 종합병원의 간호사 직을 버리고 한국에 왔다. 제10회 배호가요제에서 입상하기도 한 장 씨는 “한국사회에서 소리 없는 역군이었던 중국동포들이 제대로 대우받기 위해 내가 할 일이 있을 것 같아 마음을 정했다”고 말했다. 국민참여당도 광역의원 비례대표 후보로 1명을 냈다. 충북도의원 비례대표 후보인 체체그수렌 씨(37)는 몽골 울란바토르 시 교사 출신이다. 그는 이주민들의 자국어 콜센터와 ‘다문화아동센터’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들은 모두 여성이면서 대부분 결혼이주자라는 점이 눈에 띈다. 국내 결혼이주여성이 11만 명을 넘어섰고 이들로 이뤄진 다문화가정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상황을 대변한 것이다. 그러나 각 정당이 공천은 했지만 당선 안정권은 한나라당 후보 등 한두 명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전=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성남=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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