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숙 TV토론 불발’ 경선 파행 이어지나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5월 3일 03시 00분


지도부 ‘엄호’에 비주류 반발
이계안 오늘 탈당 가능성

민주당이 TV 토론 없이 여론조사 경선만으로 서울시장 후보를 결정하기로 한 것을 놓고 당내에 논란이 거세다. TV 토론 보장을 요구해온 이계안 전 의원(사진)은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어 경선 자체가 무산될 수도 있다.

민주당 선거관리위원회는 2일 “3일까지 경선 후보 등록을 마감하고 4, 5일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해 6일 서울시장 후보를 확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명숙 전 국무총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TV 토론 등 경선 절차는 당의 결정에 따르겠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며 TV 토론에 대해 변함없이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 전 의원 측은 이날 긴급 선거대책회의를 열었다. 한 관계자는 “단 한 번의 TV 토론도 없이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후보를 정하자는 건 궤변”이라며 “이 전 의원은 3일 자신의 입장을 공식 표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당권파 결사체인 ‘쇄신모임’ 공동대표인 이석현 의원도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한 전 총리의 도덕성 논란은 당내 경선에서 털고 가야만 본선 경쟁력이 생기는데도 지도부와 한 전 총리가 엉뚱한 ‘신비주의’로 모든 상황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당 지도부와 한 전 총리는 TV 토론과정에서 검찰 수사 때 불거졌던 ‘골프 접대’ 문제 등이 재론되면 한 전 총리가 또다시 상처를 입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캠프 관계자는 “한 전 총리가 TV 토론에 대해 좋지 않은 기억이 있다”고 했다. 2007년 대선 때 대통합민주신당 후보 경선에 나선 한 전 총리는 그해 9월 열린 첫 TV 토론에서 “아이가 생기지 않아 힘든 기혼여성을 위해 대리모 제도를 허용할 생각은 없느냐”는 한 시청자의 질문을 받고 “우리 주변에 버려진 아이들이 많다. 대리모 제도를 법제화하는 것이 아이를 위해서도 새로운 엄마를 위해서도 좋다”고 답변했다. ‘정자를 제공받아 아기를 대신 낳아 주는 여성’을 뜻하는 대리모를 ‘대리양육모’나 ‘위탁모’로 잘못 이해해 빚어진 일이었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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