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숙 이어 안희정도 지방선거 출마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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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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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친노만 띄워주나” 뒤숭숭
재판중인 韓전총리 부담되고 유시민과 연대할라 전전긍긍

안희정 위원 “충남지사 출마”  민주당 안희정 최고위원(가운데)이 27일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충남도지사 출마를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한 뒤 정세균 대표(왼쪽)와 함께 손을 맞잡아 들고 있다. 김경제 기자
안희정 위원 “충남지사 출마” 민주당 안희정 최고위원(가운데)이 27일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충남도지사 출마를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한 뒤 정세균 대표(왼쪽)와 함께 손을 맞잡아 들고 있다. 김경제 기자
친노(친노무현)계 핵심인 민주당 안희정 최고위원이 27일 충남지사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안 최고위원은 이날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명박 정권의 정치 보복에 대한 심판과 세종시 원안 사수를 위해 출마를 결심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김종필 전 자유민주연합 총재,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 등 그간 충청 출신 정치 지도자들은 줏대 없이 ‘센 쪽에 붙겠다’는 2인자 노선을 걸었다”고 주장했다. 안 최고위원은 노무현 정부 시절 실세로 불렸지만 공직과는 인연이 없었으며 불법 대선자금 수사, 나라종금 퇴출 저지 로비 의혹 등에 연루돼 연거푸 구속됐고 2008년 총선 때엔 ‘비리 전력자 제외’라는 공천 기준에 걸렸다.

이날 출마 회견에는 한명숙 전 국무총리, 노 전 대통령의 후원인이었던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 노 전 대통령의 후원회장을 지낸 이기명 씨, 김창호 전 국정홍보처장, 민주당 이광재 의원 등 친노 인사가 총출동했다.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에게서 5만 달러를 받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재판이 진행 중인 한 전 총리는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할 의사를 밝힌 상태다. 지난해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에게서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돼 1심 재판에서 유죄가 선고됐으나 보석으로 풀려난 이광재 의원은 강원지사 출마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당내 친노 인사가 대거 지방선거를 향해 달려가는 걸 지켜보는 민주당 내 기류는 뒤숭숭하다. 당이 친노세력 출마의 디딤돌 역할만 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당내 일각에서 제기되기 때문이다. 친노, 386을 지지 기반으로 두고 있는 정세균 대표가 자신의 체제 강화를 위해 친노 인사의 전략 공천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들린다. 실제로 정 대표는 한 전 총리의 전략공천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민주당의 한 재선 의원은 “한 전 총리를 공천했다가 만에 하나 재판에서 유죄가 인정되면 선거는 끝이며, 이광재 의원은 이미 1심에서 유죄가 선고돼 2심 재판이 진행 중이지 않느냐”고 말했다.

민주당에서는 특히 유시민 전 의원에 대해 껄끄러워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친노 신당인 국민참여당 소속 유 전 의원은 연일 “민주당은 희망이 없다”며 서울시장, 경기지사, 대선 등 각종 선거에 출마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치고 있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2003년 4월 경기 고양 국회의원 재선거 때의 악몽이 되살아난다”며 “정 대표가 친노와의 연대에 지나치게 치중하면 민주당의 모양새만 우스워질 것”이라고 했다. 2003년 4월 당시 집권여당이던 새천년민주당의 지도부가 친노와의 연대를 전면에 내세워 개혁당 소속이던 유 전 의원을 연합공천한 것 같은 일이 되풀이될 것을 경계하는 것이다. 한 재선 의원은 “한나라당이 아닌 민주당을 상대로 연일 독설을 퍼붓는 유 전 의원은 생각만 해도 머리가 아픈 존재”라며 “민주당으로서는 영원한 고춧가루”라고 말했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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