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 포기하면 北 국제사회 통합 돕겠다”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1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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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19일 청와대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마친 후 공동기자회견에 참석해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이날 회견에는 국내외 언론사 취재진 80여 명이 참석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명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19일 청와대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마친 후 공동기자회견에 참석해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이날 회견에는 국내외 언론사 취재진 80여 명이 참석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 오바마, 그랜드바겐 공감
이명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9일 정상회담에서 북핵 해법에 대한 ‘찰떡 공조’를 재확인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공동기자회견에서 이 대통령이 국제사회에 제안한 북핵 ‘그랜드 바겐’ 구상, 즉 일괄타결 방안을 직접 언명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6자회담의 프로세스 안에서 함께 협력하면서 결정적이고 포괄적인 핵무기 해결책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하고 있다”며 그랜드 바겐 구상에 공감하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은 “이 대통령과 저(의 생각)는 북한과의 관계에서 과거의 패턴은 중단시켜야 되겠다, 종식시켜야 되겠다는 것이다. 우리 정부도 같은 접근 방식을 택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두 정상이 북핵 문제에 근본적으로 인식을 같이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라는 평가다.

그동안 이 대통령은 그랜드 바겐 구상을 미국을 포함한 6자회담 참가국 정상들에게 설명하면서 ‘북한의 위기 조성→협상과 보상→또다시 위기 재발→협상과 보상’이라는 패턴을 반복해선 북핵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해 왔다.

물론 북핵 해법의 길이 멀고도 험하다는 점을 두 정상은 숨기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북한 핵을 포기시키는 것이 그렇게 간단한 일은 아니다. 지난 20년 동안 북한을 상대로 협상을 했지만 일보 진전하다 일보 후퇴해 오늘날까지 아무런 합의점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가능한 한 빨리 해결하는 것이 좋겠다는 관점에서 그랜드 바겐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회견에서 북한의 안전 보장과 북한 주민의 삶의 질 향상을 거듭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북한이 핵무기 프로그램을 포기한다면 미국은 경제적인 지원을 제공하고 북한이 국제사회에 완전히 통합될 수 있게 도와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두 정상이 이날 회담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 문제 등이 걸려 있는 북한 체제의 안전보장 방식과 관련해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눴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한편 두 정상은 이날 회담에서 일본 중국 등 아시아 정세에 대해서도 깊은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 대통령은 우리 정부가 파악하고 있는 북한 관련 정보를 오바마 대통령에게 직접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남북 정상회담 사전 접촉과 관련된 얘기가 오갔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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