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아무개' 발언으로 한미관계 삐걱?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1월 18일 08시 58분


커트 캠벨 미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가 이번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방한(18~19일) 때도 한국에 오지 않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조선일보가 18일 보도했다.

신문은 주한 미대사관 관계자를 인용해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과 캠벨 차관보가 오바마 대통령을 수행해 현재 중국에 머물고 있는데, 클린턴 장관은 한국에는 오지 않는 것이 확정됐으며 캠벨 차관보는 아직 최종 결정이 되지 않았지만 안 올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한 외교 소식통은 "클린턴 장관이 다른 외교 일정이 갑작스럽게 생겼고, 캠벨 차관보는 여기에 동행할 가능성이 있다. (18일 중국에서 한국으로 오는) 비행기가 뜰 때까지 봐야 안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캠벨 차관보는 한국 업무를 직접 담당하는 실무 책임자인데다 이번 오바마 대통령의 동아시아 순방에 내내 따라다녔기 때문에 그의 방한은 기정사실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의 방한 일정이 코앞에 닥친 순간까지 그의 수행 여부가 불투명하자 외교가에서는 여러 말들이 나오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이명박 대통령의 북핵 해법 제안인 '그랜드 바겐'을 둘러싼 캠벨과 우리 정부의 '불편한 감정'이 아직도 해소되지 않은 것 아니냐는 해석까지 나온다는 것이다.

캠벨은 지난 9월 이 대통령의 방미기간 중 "솔직히 말해 (그랜드 바겐을) 전혀 알지 못한다"고 말해 '사전 조율 미흡' 논란을 일으켰고, 이후 이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아무개'가 모른다고 하면 어떠냐"며 간접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그런 와중에 캠벨이 지난 10월 초 동아시아를 돌면서 일본과 중국만 방문하고 한국을 건너뛰자 "'아무개 발언' 때문에 앙금이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한 외교 소식통은 "한국과 미국 모두 나름대로 외교 스케줄이 있고 거기에 맞춰 움직이는 것일 뿐 양국간에 마찰 같은 것은 전혀 없다"며 "과거 캠벨의 전임인 크리스토퍼 힐이 워낙 친한파이고 한국에 자주 왔었기 때문에 이와 비교돼서 불필요한 오해가 생기는 것 같다"고 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인터넷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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