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총리 “학생에게 장학퀴즈 하듯 질문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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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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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에 ‘발끈’했다 경고받아
“민간 의보 도입 연구” 답변에 全복지 “민간은 제한” 진화도


“제가 답변을…” 구원투수 전재희  정운찬 국무총리가 9일 국회 본회의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민주당 전병헌 의원의 질문에 제대로 답을 하지 못하자 전재희
보건복지가족부 장관이 대신 답변하고 있다. 전 의원은 이날 정부의 신종 인플루엔자 대책에 대해 추궁했다. 이종승 기자
“제가 답변을…” 구원투수 전재희 정운찬 국무총리가 9일 국회 본회의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민주당 전병헌 의원의 질문에 제대로 답을 하지 못하자 전재희 보건복지가족부 장관이 대신 답변하고 있다. 전 의원은 이날 정부의 신종 인플루엔자 대책에 대해 추궁했다. 이종승 기자
정운찬 국무총리가 9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말’ 때문에 곤욕을 치렀다. 6일엔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의 속사포 질문으로 일본의 731부대를 ‘항일독립군’이라고 답변해 논란이 됐었다.

9일 오전 한나라당 이애주 의원이 “보건복지가족부 장관이 수차례 아니라고 했는데도 국민이 믿어주지 않는다. 민간 의료보험을 도입해 건강보험과 경쟁시킬 예정이냐”고 묻자 정 총리가 “현재 용역을 줘 연구 중이다. 의료법인(도입 문제)도 용역 연구를 진행 중이다”고 답변한 것이 불씨가 됐다.

질문한 이 의원이 오히려 당황했다. 그는 “총리가 답을 너무 과하게 했는데 비영리의료법인이 영리법인으로 된다는 건 아니죠”라며 사실관계의 재확인을 요구했다. 하지만 정 총리는 “무한경쟁 시대인 만큼 의료서비스 분야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그러자 전재희 복지부 장관이 급히 연단에 올라와 “민간보험은 보충형으로 제한적으로 인정하고, 의료법인이 개방돼도 비영리의 영리 전환은 없다는 게 정부의 방침이다. 총리가 불명확하게 답변해 대신 한다”고 진화에 나섰다. 전 장관은 신종 인플루엔자에 대한 민주당 전병헌 의원의 질의 때도 정 총리의 답변을 도우러 다시 나섰다.

정 총리의 답변 태도도 논란이 일었다. 한나라당 한선교 의원이 “민족문제연구소의 성격에 대해 규정해 보라”고 하자 정 총리는 “의원께서 말씀해 달라. 장학퀴즈 하듯이 물어 본다”고 발끈했다. 그는 또 “한 달 됐는데 어떻게 다 파악하겠나. 학생에게 하듯이 질문하지 말라”고 말했다.

발끈한 한 의원은 “그렇게 질문하지 말라고 하면 저는 뭐냐. 봉숭아학당 학생이냐”며 이윤성 국회부의장에게 엄중한 경고를 요청했다.

이 부의장은 “총리가 국회 본회의장을 학생들과의 허심탄회한 대화의 장으로 오해할 때가 있는 것 같다”며 유감을 표시했다. 한편 이날 오전 라디오에 출연한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는 정 총리의 ‘731부대’ 발언에 대해 “기본적인 상식에 관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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