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테이션/동아논평]재보선 이후, 또 ‘폭풍 정국’’ 될까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0월 29일 1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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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28일) 국회의원 재보선 선거가 끝났습니다.

민주당이 경기 2곳과 충북 1곳에서 승리했습니다. 한나라당은 강원과 경남 각각 1곳에서 이겼습니다.
2003년 이후 재보선 선거에서 집권 여당이 한번도 이긴 적이 없다는 걸 감안하면 이번엔 한나라당이 선방했다고 볼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수도권은 민심을 예민하게 반영합니다.
여기서 한나라당이 완패했다는 것은 정부여당의 처절한 패배라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는 "국민이 격려와 채찍을 동시에 줬다"면서 겸허하게 국민의 뜻을 받들겠다고 말했습니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이명박 정권이 국정 운영의 기조를 바꿔야 한다"면서 그것이 국민의 뜻을 받드는 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제 앞으로 정국은 어떻게 전개될 지가 관심입니다.

재보선 선거는 분명 일부 지역의 선거이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세종시 같은 이명박 정부의 정책이 쟁점이었습니다.
따라서 패배에 대한 책임은 일정 부분 청와대에 돌아갈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당연히 민주당은 이번 승리를 발판으로 정부 여당이 추진하는 정책에 더 강력한 제동을 걸 것이 분명합니다.
당장 세종시 논란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입니다.
민주당은 세종시 수정에 반대하는 충청 민심이 확인된 이상, 이 문제를 정부 뜻대로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습니다.

한나라당은 좀 복잡합니다.
주류 측에서는 선거 운동 기간 중에 박근혜 전 대표가 '세종시 원안 플러스 알파' 발언을 했는데, 이렇게 당내에서도 서로 다른 소리가 나오는 혼란상이 표심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습니다.

물론 친박 계열에서는 펄쩍 뛸만한 분석이지요.
따라서 한나라당 내부의 갈등은 점점 더 커질 수밖에 없게 됐습니다.
세종시만이 아닙니다.

이번 선거에서 힘을 받은 민주당은 4대강 사업과 아프가니스탄 파병, 그리고 노동계 현안 문제 등을 놓고 더욱 강한 의견을 낼 것이 분명합니다.
야당이 정부 여당의 독선을 견제하는 것을 결코 비판적으로 볼 일만은 아닙니다.

다만 목소리만 높이고, 해머는 들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동아논평이었습니다.

김순덕 논설위원 yu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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