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달째 中억류중인 81세 국군포로 J씨는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0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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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여년 탄광에… 탈북 8일만에 체포

북한을 탈출한 뒤 중국 공안에 체포돼 현재 중국 지린(吉林) 성 옌지(延吉)의 한 병원에 두 달째 억류돼 있는 81세의 국군포로 J 씨. 22일 최성용 납북자가족모임 대표에 따르면 J 씨는 6·25전쟁 당시 한국군 5군단 3사단 소속으로 참전해 1952년 인민군에 포로로 붙잡혔다. 당시 그의 나이는 24세로 군번은 ‘9××××××’, 계급은 하사였다.

J 씨는 전쟁이 끝난 뒤 함경도의 한 탄광에 배치됐다. 이곳에서 그는 반세기를 넘게 살았다. 가정을 꾸리고 딸을 하나 뒀다. 현재 북한에는 딸과 사위, 손자들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J 씨는 폭염이 한창이던 올해 8월 16일 두만강을 몰래 건너 지린 성 투먼(圖們)에 잠입했다. 그의 탈북은 이른바 기획탈북으로 탈북브로커가 개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J 씨가 어떠한 과정을 거쳐 체포됐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일각에서는 탈북브로커가 J 씨를 탈북시키는 과정에서 금전문제가 발생했다고 전하고 있다.

그는 탈북 8일 만인 8월 24일 중국 공안에 체포됐다. 이틀 뒤 신병 치료를 이유로 옌지의 한 병원에 입원했고 그 뒤 외부와의 접촉이 차단됐다. 따라서 병원 입원 이후 J 씨가 어떻게 생활하는지와 건강상태 등은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

한국 정부가 언제 J 씨의 탈북과 체포된 사실을 알았는지도 불투명하다. 하지만 J 씨의 체포 직후 중국 선양(瀋陽) 주재 한국총영사관과 주중 한국대사관이 이를 인지했다는 사실은 취재 결과 확인됐다.

당시 주중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모든 외교적 노력을 다해 J 씨를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석방시켜 한국으로 보낼 것”이라며 “중국 측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관련 보도를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J 씨는 체포 이후 꼭 두 달째인 23일에도 여전히 이 병원에 갇혀 있는 상태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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