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5곳 ‘미니 총선’… 4대강-세종시 ‘빅 이슈’ 명운 가른다

  • 입력 2009년 10월 16일 02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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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손학규, 수원장안 유세장서 어색한 조우10·28 재·보궐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15일 오전 7시. 경기 수원시 성균관대역 앞에서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왼쪽에서 두 번째)와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출근하는 유권자들을 상대로 지원유세를 벌이다 우연히 마주쳤다. 손 전 대표는 수원 장안구 민주당 선거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다. 두 사람은 겸연쩍은 듯 “수고 많으십니다”란 짧은 인사말과 함께 악수만 한 뒤 곧바로 등을 돌린 채 각자 유권자들과 악수를 계속했다. 두 사람의 ‘엇갈린 운명’이 새삼 눈길을 끌었다. 정 대표는 2002년 대통령선거 당시 노무현 민주당 후보와 단일화를 했다가 파기한 뒤 2007년 한나라당에 입당했다. 손 전 대표는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서려다 탈당한 뒤 민주당에 입당했다. 두 사람은 이번 재·보선의 최대 격전지인 수원 장안에 정치적 승부를 걸어야 하는 상황이다. 수원=연합뉴스
정몽준-손학규, 수원장안 유세장서 어색한 조우
10·28 재·보궐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15일 오전 7시. 경기 수원시 성균관대역 앞에서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왼쪽에서 두 번째)와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출근하는 유권자들을 상대로 지원유세를 벌이다 우연히 마주쳤다. 손 전 대표는 수원 장안구 민주당 선거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다. 두 사람은 겸연쩍은 듯 “수고 많으십니다”란 짧은 인사말과 함께 악수만 한 뒤 곧바로 등을 돌린 채 각자 유권자들과 악수를 계속했다. 두 사람의 ‘엇갈린 운명’이 새삼 눈길을 끌었다. 정 대표는 2002년 대통령선거 당시 노무현 민주당 후보와 단일화를 했다가 파기한 뒤 2007년 한나라당에 입당했다. 손 전 대표는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서려다 탈당한 뒤 민주당에 입당했다. 두 사람은 이번 재·보선의 최대 격전지인 수원 장안에 정치적 승부를 걸어야 하는 상황이다. 수원=연합뉴스
■ 재보선 공식 선거운동 첫날 수도권 대격돌

《10·28 재·보궐선거 공식 선거운동의 막이 오른 15일 한나라당과 민주당 지도부는 최대 격전지인 수도권의 표심을 잡기 위해 총출동했다. 여야 지도부는 유권자들을 상대로 한 표를 호소하며 재·보선 기선잡기에 나섰다.》

與지도부 수원 총출동 “힘있는 일꾼 찍어달라”
민주는 안산서 출정식 “정권 견제 힘 보태달라”
한나라 ‘집권당 재보선 7연패’ 징크스 깰지 주목

○ 한나라당 “힘 있는 여당 후보가 지역 경제를 살린다”

정몽준 대표를 비롯한 한나라당 지도부는 이번 선거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수원 장안에서 출근 인사를 시작으로 득표전에 시동을 걸었다. 정 대표는 “힘 있는 여당 후보만이 지역 경제를 살릴 수 있다”고 호소했다. 이어 안산 상록을 출정식에 참석한 정 대표는 안산농수산물시장에 들러 자두와 고구마 등을 사면서 “한나라당은 서민을 위한 정당”이라고 강조했다. 정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이날 수원 경기도당사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수원 장안 지역 민주당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은 손학규 전 대표를 정조준했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수원 선거는 ‘한나라 대 전(前) 한나라’, 충직하게 집 지키는 한나라당 사람과 변절하고 집 나간 민주당 사람과의 싸움”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손 전 대표의 탈당 이력을 공략한 것이다. 안 원내대표는 이어 “손학규 씨는 한나라당을 버리고 야당 대선후보가 되기 위해 나갔다가 실패하자 수원 장안을 대리정치의 시험장으로 전락시켰다”고 비판했다. 장광근 사무총장도 “손 전 (경기)지사는 ‘배신의 정치’를 몸소 실천하고 있다”며 ‘손학규 때리기’에 가세했다.

○ 민주당 “이명박 정부의 독선을 막아 달라”

민주당 정세균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는 이날 안산 상록을에서 출정식을 갖고 “야당으로서 (대정부) 견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 달라”며 ‘정권 심판론’을 부각했다. 이 지역 선대위원장을 맡은 김근태 전 의원은 “민주개혁세력에 늘 힘을 실어줬던 안산에서 오만한 이명박 정부를 회초리로 때려 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오후에는 수원 장안으로 건너가 손 전 대표까지 가세한 가운데 대대적인 지원 유세를 벌였다. 정 대표는 거리유세에서 “방송인뿐 아니라 연예인까지 줄 세우고, 편 가르고 출연을 못하게 하는 잘못된 행태를 단호하게 심판해야 한다”며 “그 심판은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를 당선시켜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 등 지도부는 이번 선거에서 후보를 낸 충북 증평-진천-괴산-음성과 안산 상록을을 잇따라 방문해 지원유세를 벌였다. 특히 이 총재는 충북 4개 군을 돌면서 세종시 문제와 관련해 “법까지 만들어놓은 국가의 약속을, 국가의 과제를 하루아침에 뒤집으려고 하는 이 정권을 어떻게 우리가 믿을 수 있겠느냐”고 비판했다.

○ ‘재·보선=여당 필패’ 깨질까

이번 재·보선은 수도권 2곳을 포함해 강원, 충북, 경남 등 모두 5곳에서 실시된다. 호남과 제주를 제외하면 사실상 전국적인 표심을 짚어볼 수 있어 ‘미니 총선’의 성격이 강하다. 이번 재·보선 결과는 한나라당 정몽준, 민주당 정세균 대표에게도 시험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선거 결과는 두 대표의 당내 리더십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두 사람이 이번 재·보선에 전력투구하는 이유다.

이와 함께 7번째 이어져 온 ‘여당 전패’ 징크스가 이번에 과연 깨질지도 중요한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2003년 4월 재·보선 이후 2005년 4월과 10월, 2006년 7월과 10월, 2007년 4월 등에 실시된 재·보선에서 과거 집권여당은 단 한 번도 야당을 이긴 적이 없었다. 한나라당은 올해 4월 전국 5곳에서 치러진 국회의원 재·보선 때도 ‘0-5’로 전패했다.

그런 만큼 한나라당은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 상승에 힘입어 여당의 ‘재·보선 필패’ 징크스를 반드시 깨겠다는 각오다. 반면 민주당은 ‘정권 중간 심판론’을 통해 세종시 계획의 원안 수정 추진과 4대강 사업에 급제동을 걸겠다고 벼르고 있다.

한편 충청권을 지역 기반으로 하고 있는 선진당이 충북에서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교두보를 확보할 수 있을지도 관심을 끄는 부분이다.

수원·안산=류원식 기자 rews@donga.com

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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