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쌀 얘기 꺼낼까

  • 입력 2009년 10월 15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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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북 ‘임진강 회담’ 이어 오늘 적십자 접촉

이산상봉 정례화 수용하고 식량지원 대가 요구 가능성
정부도 “北 사정 매우 급해”

대한적십자사는 16일 개성공단 내 경제협력협의사무소에서 열리는 남북 적십자 실무접촉에서 11월과 내년 설에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개최할 것을 북측에 제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이미 8월 적십자회담에서도 제의했던 사안으로 이번 실무접촉을 이산가족 상봉의 정례화를 위한 본격적인 논의의 장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한적 관계자는 14일 “11월과 내년 설 이산가족 상봉행사 개최와 이산가족의 생사 확인 확대 필요성, 금강산 이산가족 면회소의 상설 운영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8월 적십자회담에서 남측이 제시한 △정치적 상황과 관계없는 이산가족 교류 △이산가족 문제의 근본적 해결 △납북자와 국군포로 문제 해결 등 3대 원칙의 이행도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회성 상봉행사에서 벗어나 이산가족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북측은 이번 적십자 실무접촉에서 남측의 제의를 수용하는 대가로 식량 지원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정부도 북측이 14일 남북 당국간 실무회담에서 임진강 참사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이 뜻을 유가족에게 전해달라며 나름의 ‘성의’를 표시한 만큼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요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대북 식량지원은 북측이 제의하면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국자들은 최근 “북측이 경제적으로 상당히 어려운 것 같다” 또는 “저쪽 사정이 매우 급하다”고 전하며 대북 경제지원의 불가피성을 언급해왔다. 북측에서는 올해 수해와 냉해 등이 잇따라 농작물 작황이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한적은 이번 접촉에서 쌀과 비료 지원은 정부 차원에서 해결할 일이며, 다만 지난번 적십자 접촉에서 논의된 의약품과 평양 적십자병원 지원 등은 북측이 요청하면 지원하겠다는 정도의 태도를 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4일 “추석을 계기로 열렸던 남북이산가족 상봉의 성과를 토대로 금강산, 개성관광을 재개하고 개성공업지구를 활성화하는 등 협력, 교류의 분위기를 이어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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