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 충남지사 러브샷 하시죠”

  • 입력 2009년 9월 17일 02시 53분


李대통령, 시도지사 초청 만찬
세종시 관련 특별한 언급 없어

이명박 대통령은 16일 청와대 상춘재로 전국 시도지사를 초청해 만찬을 겸한 간담회를 가졌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재정을 조기 집행하느라 고생 많았다”고 시도지사들을 격려하고 경제 위기 극복에 더욱 힘써 줄 것을 당부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중앙과 지방이 협력해서 현재까지 잘해 왔으니 앞으로도 일자리 창출과 기업 투자가 이뤄지도록 노력하자”고 말했다. 또 이날 지역발전위원회가 발표한 지방소비세와 지방소득세 도입 방안을 언급하며 “이제 시작이다. 부족한 게 있으면 보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시도지사들은 “지방정부의 숙원이었던 지방소비·소득세를 도입해 줘서 고맙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고 한다. 참석자들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서로를 격려하고 덕담을 건네는 분위기였으며 소주와 맥주를 섞은 폭탄주도 서너 잔씩 했다”고 전했다.

당초 이날 회의에선 세종시 문제 등이 거론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지만 이 대통령과 참석자 모두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 대통령이 세종시 문제로 대립해 온 김문수 경기지사와 이완구 충남지사를 지정해 서로 팔을 엮어 폭탄주를 마시는 일명 ‘러브샷’을 유도하며 “두 분이서 (감정을 풀고) 잘해 보시라”고 했다고 한다. 이 지사는 만찬 후 별도로 청와대 관련 수석들을 만나 세종시는 전국적 문제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최근 주민소환투표가 부결돼 업무에 복귀한 김태환 제주지사를 가리키며 “투표해서 당선된 건 봤지만 투표를 안 해서 당선된 건 처음 봤다”고 말해 폭소가 터졌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개헌 문제도 거론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만찬은 외국 출장 중인 오세훈 서울시장을 제외한 시도지사 15명이 참석한 가운데 2시간 30분 정도 진행됐다.

고기정 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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