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배지서 ‘國’자 없앤다

  • 입력 2009년 8월 31일 02시 59분


의혹 뜻하는 ‘或’자로 혼동… 한글 대체-의사당 형상화 등 검토

국회의원의 상징인 금배지 모양이 바뀔 것으로 보인다. 국회사무처는 30일 새 금배지 도안을 9월 중순까지 의원들을 대상으로 선호도를 조사해 바꿀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회사무처는 대안 모델로 △무궁화 잎을 없애고 ‘국회’라는 한글을 넣는 방안 △무궁화 잎은 그대로 두고 안에 ‘國(나라 국)’ 대신 한글로 ‘국회’를 넣는 방안 △국회의사당을 단순하게 형상화하는 방안 △‘國’을 없애고 무궁화 잎 모양을 간결하게 바꾸는 방안 등 네 가지를 제시했다.

현재의 금배지는 무궁화 잎에 둥근 원을 넣어 ‘國’을 새긴 모양으로 15대 국회 때 도입됐다. 그러나 국회를 상징하는 ‘國’이 아니라 의심을 뜻하는 ‘或(혹시 혹)’으로 보인다는 지적을 받았다. 17대 국회 개원 직후인 2004년에도 ‘國’을 한글로 바꾸려는 국회법 규칙개정안이 제출됐으나 여야 간 의견이 조율되지 않아 운영위에서 논의되지 못한 채 폐기된 바 있다.

과거에도 금배지의 ‘國’은 두 차례나 한글로 바뀌는 등 수난을 겪었다. 1960년 5대 국회 때는 한글 ‘국’자로 바꿨다가 거꾸로 달면 ‘논’으로 보여 놀고먹는다는 뜻으로 비친다며 6대 국회 때 한자로 다시 환원됐다. 8대 국회 때도 박정희 당시 대통령의 한글 전용 특별지시로 잠시 한글로 바뀌기도 했다.

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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