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우리 빼고 한 합의는 무효”

  • 입력 2009년 7월 14일 02시 56분


행안위, 세종시법안 등 마찰… 의사일정도 합의 못해

민주당이 13일 국회에 등원했지만 여야는 남은 임시국회 의사일정을 합의하지 못한 채 상임위원회의 곳곳에서 마찰을 빚으며 파행을 거듭했다. 여야 3당 원내 수석부대표는 이날 임시국회 의사일정을 논의했으나 합의하지 못했다. 민주당은 16일부터 4주간 새 임시국회를 열어 대정부질의를 하자고 제안했지만 한나라당은 “미디어관계법 처리를 지연시키기 위한 전술에 불과하다”며 거부했다.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와 의원총회에서 “파업을 해 놓고 이제 와서 대정부질의를 하자는 게 가당하기나 한 말이냐”면서 “받아들일 의사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내일이라도 국회의장을 찾아가 미디어법의 조속한 처리를 위해 (직권상정을) 강력히 건의하겠다”고 강조했다. 박희태 대표는 의총에서 “(미디어법 처리는) 이번 임시국회가 마지노선이다. (우리가) 절대 흔들려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반면 민주당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와 관련한 5대 요구사항 관철 △미디어법 저지 △이명박 정부의 국정기조 전환 △민생현안 처리 등을 임시국회의 핵심 포인트로 잡고 있다. 이강래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4대 포인트를 이번 임시국회에서 충실하게 다루기 위해선 4주간의 의사일정이 필요하다”며 “한나라당이 일방적으로 운영하는 국회엔 참여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상임위도 곳곳에서 파열음이 났다. 이날 법안심사소위를 열어 세종시법과 공무원연금법을 처리하려고 했던 행정안전위원회는 민주당이 “우리가 불참한 가운데 이뤄진 모든 합의는 무효”라고 주장해 정회와 속개를 거듭하며 파행을 면치 못했다. 한나라당과 자유선진당은 지난주 소위에서 세종시법과 공무원연금법의 뼈대에 대해 합의한 바 있다. 외교통상통일위원회는 민주당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한나라당과 자유선진당, 친박연대 의원들만 참석해 전체회의를 열어 레바논 파병연장 동의안을 처리했다. 여야는 15일 본회의를 열어 파병연장안 동의안을 최종처리한 뒤 국회 운영위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윤리특별위원회 등 3개 위원회의 위원장을 선출하기로 합의했다.

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

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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