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회군’ 고심

  • 입력 2009년 7월 7일 02시 57분


‘무작정 반대당’ 여론 역풍 위기감

“일단 등원” “미디어법 대안 준비”

이번 임시국회를 보이콧해 온 민주당이 국회에 일단 참여해 투쟁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민주당은 6일 그동안 상임위원회에서의 논의조차 거부했던 미디어관계법에 대해 당 차원에서 대안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또 환경노동위원회 등 일부 상임위에는 선별적으로 참여하기로 했다. 이 같은 방향 전환은 ‘민주당은 무작정 반대만 한다’거나 ‘국회를 등한시 한다’는 여론의 역풍이 불고 있는 상황을 감안한 것이다. 또 국회에 들어가서 싸워야 한다는 당내 의견도 더 무시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냉각기를 가져야 한다’며 느긋한 모습이다.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 민주당 간사인 전병헌 의원은 이날 브리핑에서 “빠르면 이번 주 안에 미디어관계법의 대안을 당론으로 채택한 뒤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상임위에서 13일까지 논의해 보자’는 고흥길 문방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어떤 틀에서 논의할지는 여야 원내대표가 협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이 같은 변화는 지금처럼 계속 대립할 경우 국회의장 직권상정이 불가피하다는 한나라당의 명분을 쌓아줄 것이라는 위기의식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6일 환노위와 법제사법위원회에 참석했다. 두 위원회는 민주당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상임위다. 그러나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의원 4명만 참석한 환노위는 ‘반쪽 회의’로 끝났다. 또 천성관 검찰총장 내정자 인사청문회를 앞둔 법사위도 증인과 참고인 선정 문제를 놓고 여야가 말다툼만 하다가 결국 산회했다. 민주당은 국세청장 인사청문회가 있는 기획재정위원회와 북한 핵 문제 등 현안이 있는 외교통상통일위원회, 국방위원회에도 조만간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49재가 끝나는 11일경 전체 상임위에 참석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2주일 이상 계속되고 있는 국회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 농성을 계속할지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다. 당내에서 강성 지도부에 대한 비판이 고조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한 주요 당직자는 “민주당의 투쟁 방법에 대해 민주당 스스로 생각하는 것만큼 여론이 우호적이지 않다”며 “당내에서도 투쟁 방향을 다시 생각해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고 전했다.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각성하지 않으면 (비정규직법 등 협상이) 힘들 것이다. 냉각기가 필요하다”며 민주당을 압박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비정규직법 시행 1년 6개월 유예’를 당론으로 채택했다. 또 시행 유예안 외에 다른 문제를 논의하는 환노위에는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 김형오 국회의장은 여야 지도부와 중진들을 만나 비정규직법 중재에 나서기로 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