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보인다… 찾아라… 사고발생, 車대라”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5월 28일 02시 59분



■ 경호관 교신으로 본 당시 상황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한 23일 오전 노 전 대통령과 동행했던 이병춘 경호관은 봉하마을 사저 경호동(CP)에 있던 신모 경호관(44) 등과 28분 동안 여러 차례 교신을 하며 다급하게 움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경호관은 노 전 대통령과 봉화산을 오르다 정토원을 100m 앞둔 지점에서 CP와 무전교신을 했다. 노 전 대통령이 “힘들다, 내려가자”고 하자 신 경호관에게 “하산하신다”고 연락한 것. 노 전 대통령 지시로 정토원에 갔다가 부엉이바위에 되돌아온 오전 6시 17분경 신 경호관에게는 서둘러 휴대전화를 했다. 단축키를 누른 뒤 “잠깐 심부름을 다녀온 사이 대통령께서 보이지 않는다, 나와서 내려오시는가 확인 좀 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근처에서 나물을 캐던 오모 씨(57·여)에게 확인을 했지만 “등산객을 못 봤다”는 대답을 들었다. 오전 6시 23분경 다시 신 경호관에게 전화를 걸어 “찾았나, 안 보이나”라고 물었다. 이 경호관은 사자바위 쪽으로 허겁지겁 뛰어다니며 노 전 대통령을 찾아헤맸고 오전 6시 30분 신 경호관에게 전화를 걸어 “(사저 인근) 저수지나 연꽃밭 쪽을 찾아보라”고 했다.
오전 6시 35분, 정토원을 다시 들렀다 나온 이 경호관은 신 경호관으로부터 “정토원 법당에 있을지 모르니 한번 보라”는 전화를 받았다. 이 경호관은 “없더라”고 말하고 부엉이바위로 내달았다. 이 경호관은 ‘바위 밑에 있을지 모른다’는 직감에 뛰어내려가 노 전 대통령을 발견했다. 6시 45분경, CP로 전화를 걸어 “사고가 발생했으니 차를 대라”고 소리쳤다.
경찰은 “긴급 상황에서 휴대전화를 사용한 것에 대해 이 경호관은 ‘단축키를 사용해 통화하는 것이 편해서 그랬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김해=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