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엎친데 덮쳤다” 울상

  • 입력 2009년 5월 25일 17시 56분


"엎친 데 덮쳤다." 25일 북한의 2차 핵실험과 단거리 미사일 발사 소식이 전해지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에 따른 사회적 파장을 염려하던 재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주요 경제단체와 일부 대기업은 오전에는 노 전 대통령 조문 방안을 숙의하고, 오후에는 북핵 사태 대책을 논의하는 회의를 잇달아 열었다.

전경련은 공식논평에서 "세계가 어려움에 처한 경제를 살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이때 북한이 개성공단 관련 계약의 일방적 무효를 선언한 데 이어 핵실험 발표까지 함으로써 신뢰할 수 없는 북한의 실체를 다시금 확인시켜주는 계기가 됐다"고 지적했다. 대한상공회의소도 논평에서 "북한이 또다시 핵실험을 강행한 데 경악과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이로 인해 발생되는 모든 사태는 북한이 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한국무역협회는 "핵실험 강행은 지난해 7월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건 이후 경색돼온 남북관계를 더욱 악화시키고 남북경협 관계 개선을 어렵게 만드는 처사"라고 꼬집었다. 중소기업중앙회도 "북한은 즉시 국제사회의 제협약을 준수하고 남북대화에 복귀하라"고 촉구했다.

이런 위기 상황이 다소 회복 기미를 보이는 경기와 소비심리에 찬물을 끼얹지 않도록 정부와 국민 모두 함께 노력해야 한다는 주문도 많았다. 최재황 한국경영자총협회 이사는 "여러 모로 어려운 상황에 발생한 이번 위기를 극복하려면 정부와 국민 모두 합심협력해서 차분하게 대처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기업의 임원도 "북한 핵실험 자체보다도 그에 따른 정치사회적 불안감과 혼란의 확산이 더 걱정된다. 한국 사회와 시장의 성숙도를 보여주는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신창목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일반적으로 소비심리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요소가 주가"라며 "북핵의 충격을 주식시장에서 안정적으로 흡수한다면 소비심리의 위축은 제한적으로만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박재명기자 jm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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