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서거 하루만에 짤막히 보도…조문단 보내올지 불분명

  • 입력 2009년 5월 25일 03시 05분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4일 오전 “보도에 의하면 전 남조선 대통령 노무현이 5월 23일 오전에 사망했다고 한다”며 “내외신들은 그의 사망 동기를 검찰의 압박수사에 의한 심리적 부담과 연관시켜 보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하루 만에 나온 짤막한 두 줄짜리 보도 내용은 2001년 3월 21일 정주영 당시 현대그룹 명예회장과 2003년 8월 4일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 사망 때와 비교하면 냉담하다. 우선 ‘보도에 의하면’이나 ‘보도하고 있다’라는 표현을 써 직접 통보받지 못했음을 드러냈다. 또 ‘전 남조선 대통령 노무현’이라고 호칭해 과거 ‘정주영 선생’ ‘정몽헌 선생’이라는 경칭을 사용한 것과 대비된다.

북한은 정 명예회장 사망 때는 하루 뒤 김정일 국방위원장 명의의 조전을 보냈고 조선중앙통신은 다음 날 이를 보도했다. 이어 사망 사흘 뒤 송호경 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2004년 사망)을 단장으로 하는 조문단을 파견했다. 정 회장 사망 때도 다음 날 아태평화위 명의의 조전을 보내고 이를 보도했다. 송 부위원장은 조문은 오지 않았으나 일주일 뒤 금강산에서 행사를 열어 추모사를 낭독했다.

북한이 10·4정상선언의 한쪽 당사자인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기 위해 조문단을 파견할지는 아직 분명치 않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남북관계가 경색된 상황이어서 북한 지도부도 어떻게 할지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북 조문단을 받아들일 것인지에 대해 “북측의 요청이 오면 그때 가서 검토할 일이지만 상당 부분 유가족 측의 의사가 중요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신석호 기자 kyl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