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전현직 대통령 싸잡아 비난

  • 입력 2009년 5월 23일 17시 08분


진중권 중앙대 전임교수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와 관련해 진보신당 당원 게시판에 애도의 뜻을 밝히며 동시에 현 정권에 대한 격앙된 목소리를 냈다.

진 교수는 '노무현 대통령의 추억'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과거 노 전 대통령과의 인연을 소개한 후 "케네디가 TV 덕분에 대통령이 됐다면, 인터넷의 힘으로 대통령이 된 최초의 인물이 노무현. 그의 당선엔 역사적 의미까지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별로 인기는 없지만, 노무현 정권이 한 일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사회 곳곳에서 권위주의를 무너뜨린 것은 그의 가장 큰 업적"이라며 "경제가 발전함에 따라 사회는 커뮤니케이션의 양상을 바꿔야 한다. 지도자의 명령에 따라 삽질하던 시대의 권위주의는 창의력과 상상력이 곧 생산력이 되는 미래에는 적합하지 않다. 그런 의미에서 계급장 떼고 토론하려 드는 대통령의 체통 없는 태도에는 평가해줄 만한 구석이 있다"고 글을 올렸다.

또 노사모에 대해 비판을 가하면서도 "그들 특유의 고약한 매너로 주위 사람들에게 대통령에 대한 악감정만 부추기고 있다"며 "대통령의 신세가 참으로 한심해졌지만, 그는 언제가 다시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신은 내가 만나본 정치인들 중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매력적인 분이었다"며 노 전 대통령에 대해 평가했다.

진 교수는 이명박 정부와 현 여당, 그리고 역대 대통령들에 대한 쓴소리도 했다.

진 교수는 참여정부와 현 정부를 비교하며 "사실 순수한 지표를 놓고 보자면 '경제를 살리겠다'는 한나라당의 구호는 무색해 보인다"며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2만 달러에 달하고, 주가지수가 2000을 넘나든다. 그렇다고 인위적인 경기부양을 한 것도 아니다. 한나라당이야 자기들이 경제를 살리겠다고 하나, 10년 전에 나라경제를 말아먹은 분들이 버젓이 그런 얘기 하는 것을 들으면, 그 얼굴 가죽으로 구두를 만들고 싶은 엽기적 충동을 느끼게 된다"며 신랄하게 비난했다.

이어 그는 "(노 전 대통령이) 도덕적으로 흠집을 남긴 것은 유감스러운 사실"이라면서도 "전과 14범도 멀쩡히 대통령 하고 쿠데타로 헌정 파괴하고 수천억 검은 돈 챙긴 이들을, 기념공원까지 세워주며 기려주는 이 뻔뻔한 나라에서 목숨을 버리는 이들은 낯이 덜 두꺼운 사람들인 것 같다"며 전현직 대통령들을 비난했다.

인터넷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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