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원내대표 첫 시험대는 ‘미디어 법’

  • 입력 2009년 5월 23일 02시 59분


안상수-이강래 25일 첫 회동

한나라당과 민주당 원내사령탑에 오른 안상수, 이강래 원내대표는 한결같이 자신의 강성(强性) 이미지는 극구 부인하면서 상대방에 대해서는 합리적이라고 추켜세운다.

안 원내대표는 21일 “(나에 대해) 강성이라고 하지 말고 원칙주의자라고 하면 맞다”며 “이 원내대표는 두 정권을 탄생시킨 전략가로 합리적인 성품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도 22일 “내 이름이 ‘강래’라서 강성이라고 생각하나본데 강할 강(强)이 아니고 편안할 강(康)이다”며 “안 원내대표와는 합리적인 대화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1998년 안 원내대표가 야당인 한나라당 대변인으로, 이 원내대표가 청와대에서 국회와의 소통을 담당하는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으로 일하면서 인연을 맺었다. 둘 사이는 꽤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안 원내대표는 21일 선출된 직후 이 원내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오순도순 흉금을 털어놓고 대화해 정치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해보자”고 말했다.

그러나 현실은 두 사람의 ‘강 대 강’ 대결을 예고하고 있다. 당장 6월 임시국회에서 미디어관계법 처리 문제로 부딪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원내대표는 “결연한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며 미디어관계법 저지 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는 “여당이 힘과 수를 믿고 횡포를 부리면 강하게 싸울 수밖에 없는 게 야당 원내대표”라고도 했다. 안 원내대표도 “무원칙한 야당과는 거래하지 않겠다”며 “미디어관계법 처리는 표결처리 하기로 3월에 약속한 만큼 민주당은 국민 앞에 약속한 것을 지켜야 한다”고 밝혔다. 두 원내대표는 25일경 상견례를 가질 예정이다. 본격적인 국회 운영을 논의하기보다는 서로에 대한 탐색전이 되리라는 관측이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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