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우즈베크 5개 유전-가스전 탐사권 확보

  • 입력 2009년 5월 12일 03시 03분


메모하는 李대통령 이명박 대통령(왼쪽)이 11일 우즈베키스탄 수도 타슈켄트의 영빈관에서 이슬람 카리모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며 뭔가를 메모하고 있다. 타슈켄트=이종승 기자
메모하는 李대통령 이명박 대통령(왼쪽)이 11일 우즈베키스탄 수도 타슈켄트의 영빈관에서 이슬람 카리모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며 뭔가를 메모하고 있다. 타슈켄트=이종승 기자
우즈베키스탄을 국방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은 11일 수도 타슈켄트에서 이슬람 카리모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간 신뢰를 바탕으로 ‘전면적’ 동반자 관계를 구축해 나가기로 했다.

당초 예정시간을 훨씬 넘긴 1시간 40분가량의 단독, 70분가량의 확대 정상회담 및 공동기자회견에서 두 정상이 가장 많이 언급한 단어는 ‘윈윈’이었다. 10여 차례 이상 나왔다. 이 대통령은 “세계 금융위기 이후 아시아의 존재는 과거와 다르게 될 것으로 보고 신(新)아시아 외교구상을 발표했다. 우즈베키스탄 같은 아시아 국가들과의 협력적 동반자 관계를 구상한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카리모프 대통령도 “우즈베키스탄의 풍부한 자원과 한국의 첨단기술이 결합한 경제통합으로 윈윈이 가능하다”고 화답했다. 카리모프 대통령은 특히 “아시아가 가장 먼저 이번 경제위기를 극복할 것이며 중앙아시아에 관심을 갖겠다고 한 이 대통령의 ‘신아시아 외교 구상’은 매우 시의 적절한 맞춤형 정책이다”라고 공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두 정상은 정상회담 후 12개 항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우선 2006년 3월 체결한 ‘한-우즈베키스탄 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공동선언’의 내실화를 위해 정부, 의회, 경제, 민간기관 간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특히 광산, 석유, 가스 등 자원·에너지 분야를 비롯해 건설, 자동차, 정보통신, 섬유, 농업, 환경 분야의 협력 확대와 함께 투자협력을 강화하고 기업인 활동지원 등 전반적인 투자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측은 총 16건의 양해각서 및 계약에 서명했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는 서페르가나와 치나바드 지역 등 5개 광구에 대한 신규 탐사권을 갖게 됐다. 두 나라는 또 중앙아시아에서 최초로 유·가스전 개발과 인프라 구축사업을 연계한 수르길 가스전·플랜트사업 금융 양해각서도 체결했다. 나망간-추스트 육상광구 탐사계약 의정서에 서명함으로써 우리나라는 중앙아시아에서 처음으로 100% 지분을 갖고 유·가스전 개발사업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두 정상은 아울러 우즈베키스탄이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나보이 특구를 중심으로 다양한 협력 방안을 모색하기로 하는 등 자원·에너지 분야를 넘어 물류, 정보기술 분야에서의 협력도 넓혀가기로 했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2006년 선언된 양국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단순히 구호에 그치는 게 아니고 자원 경제외교뿐 아니라 정치 문화 군사에 이르기까지 전면적 관계로 발전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정상회담 후 이 대통령은 ‘한-우즈베키스탄 동반성장 포럼’ 기조연설에서 “중앙아시아 무역루트 교두보인 우즈베키스탄의 지리적 이점을 활용한 물류 분야와 한국이 세계적으로 가장 우수한 기술을 보유한 정보통신기술(IT) 디지털 분야를 기반으로 한 ‘21세기 신(新)실크로드’를 구축하자”고 제안했다.

한편 우즈베키스탄 세계경제외교대에서 명예 박사학위를 받은 이 대통령은 학생들과의 대화에서 “가난한 고학생이 일국의 대통령이 된 제 인생을 성공적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아직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대통령이 된 지금, 나는 새로운 꿈을 꾸고 그 실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국내적으로는 국민의 행복지수를 높이고 대한민국을 선진 일류국가로 만들어야겠다는 꿈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타슈켄트=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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