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설상가상

  • 입력 2009년 4월 6일 02시 53분


북한이 로켓 발사를 강행한 5일 한 사람이 비무장지대 인근 임진강역 간판 앞을 걸어가고 있다.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이날 큰 동요 없이 사태를 지켜봤지만 해외 주문 감소와 남측의 ‘개성공단 철수론’ 등으로 인한 경영위기 가능성을 우려했다. 로이터 연합뉴스
북한이 로켓 발사를 강행한 5일 한 사람이 비무장지대 인근 임진강역 간판 앞을 걸어가고 있다.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이날 큰 동요 없이 사태를 지켜봤지만 해외 주문 감소와 남측의 ‘개성공단 철수론’ 등으로 인한 경영위기 가능성을 우려했다. 로이터 연합뉴스
“로켓발사로 수주 더 줄것” 우려 증폭

현재 582명 북한체류… 평소의 절반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은 5일 북한의 로켓 발사 소식에도 큰 동요 없이 향후 추이를 지켜보는 모습이다. 이들은 2006년 북한의 미사일 발사 당시에도 개성공단이 정상 가동됐던 선례를 들어 이번에도 남북한 당국이 개성공단 폐쇄 등 극단적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개성을 방문하고 4일 돌아온 문창섭 개성공단입주기업협의회 회장은 5일 “남북 통행을 차단한 지난달에 비해 현재 개성공단 분위기는 굉장히 차분하다”며 “평상시와 똑같은 조업 활동을 하고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개성공단에 입주한 김농선 용인전자 대표도 “공단 내부에서는 아무런 동요 없이 정상 조업 중”이라며 “최근 정치적인 문제로 개성공단이 흔들리는 일이 잦았기 때문에 오히려 이번에는 별다른 동요가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입주 기업들은 해외 주문 감소와 남측의 ‘개성공단 철수론’ 등으로 인해 경영 위기가 닥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김 대표는 “이번 일로 일본이나 유럽 등 해외 주문량은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상주 직원 수와 생산량을 줄이는 것 외에는 대책이 없다”고 말했다. 용인전자는 올해 북측의 출입통제 이후 상주 직원을 13명에서 8명으로 줄이고 개성 공장 생산량을 줄였다. 유창근 개성공단입주기업협회 부회장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제품을 공급하는 업체는 올해 들어 수주 물량이 꽤 줄어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개성공단에 입주한 한 섬유업체 대표는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해 최근 개성 공단도 크게 영향을 받고 있다”며 “그런 상황에서 올 초부터 계속된 개성공단 안전 문제 때문에 이중의 타격을 받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기업 입장에서 지금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며 “상황이 더 나빠지지 않고 해결되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통일부는 5일 현재 북한에 체류 중인 한국인은 모두 582명이라고 밝혔다. 지역별로는 평양 1명, 개성공단 540명, 금강산 41명 등이다. 정부는 이에 앞서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예정일인 4∼8일 우리 국민의 북한 체류를 최소화기로 하고 민간에 방북 자제를 요청했었다. 이에 따라 4일 평양과 개성공단 등에 체류 중이던 한국인이 대거 귀환했다. 특히 개성공단 체류 인력은 평소 1100명에서 540명으로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이종주 통일부 대변인은 “당분간 북한 체류 인원을 최소한으로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신석호 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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