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혹 불거지는 玄… 고민 깊어가는 靑

  • 입력 2009년 2월 9일 03시 14분


안개 속 2월 국회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주변에 안개가 짙다. 안개에 가려 희미하게 보이는 국회의사당 건물이 인사청문회와 쟁점 법안 처리 등으로 ‘안개 정국’에 빠진 국회를 보여주는 듯하다. 안철민 기자
안개 속 2월 국회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주변에 안개가 짙다. 안개에 가려 희미하게 보이는 국회의사당 건물이 인사청문회와 쟁점 법안 처리 등으로 ‘안개 정국’에 빠진 국회를 보여주는 듯하다. 안철민 기자
민주 ‘현인택 재산문제’ ‘원세훈 용산참사 책임론’ 집중부각 채비

한나라 업무능력 검증 초점… 김석기 거취 - 2월정국 향방 가를듯

9일 현인택 통일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 이어 10일 원세훈 국가정보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와 용산 참사 관련 대정부 긴급 현안질의가 예정돼 있어 이번 주가 1월 개각에 따른 인사 문제를 매듭짓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부정 의혹의 종합백화점’이라고 몰아세우고 있는 현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2월 정국의 향방을 가늠하는 잣대가 될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은 현 후보자의 논문 중복 게재와 변칙 증여 의혹, 대북관(對北觀) 등에 대한 문제를 집중 제기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현 후보자가 이명박 정부의 대북 정책 뼈대인 ‘비핵개방 3000’의 입안자인 만큼 남북관계가 얼어붙은 상황에서 통일부 장관에 적합하지 않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한나라당은 현 후보자의 정책적 비전과 업무 수행 능력을 확인하는 데 청문회 초점을 맞출 방침이다.

다만 개별 의원 사이에선 현 후보자에 대한 부정적인 기류도 있다.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홍정욱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현 후보자의 ‘통일은 해도 좋고 하지 않아도 좋다’는 식의 통일관은 헌법과 배치된다”고 비판했다.

원 국정원장 후보자 청문회와 긴급 현안 질의에서는 용산 참사를 둘러싼 정치적 공방이 거셀 것으로 전망된다. 9일 발표될 검찰의 용산 참사 수사 결과가 변수다.

민주당은 행정안전부 장관인 원 후보자가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와 함께 용산 참사의 책임자라는 점을 부각할 생각이다. 또 원 후보자가 30여 년의 공직생활 대부분을 서울시에서 보낸 만큼 국가정보기관의 수장을 맡기에는 부적절하다는 점도 거론할 방침이다.

청와대는 현 후보자 문제가 자꾸 불거지는 데 부담을 느끼고 있다. 사실 여부를 떠나 ‘인사검증이 소홀했던 것 아니냐’는 인상을 심어주기 때문이다. 특히 김 내정자의 사퇴 문제를 놓고 여당 내에서 이견이 불거질 가능성이 높은 점도 적지 않은 부담이다.

그러나 청와대는 두 후보자의 경우 결정적인 결격 사유가 없다고 판단한 만큼 청문회를 마치면 일정에 따라 임명 절차를 밟을 방침이다.

청와대는 용산 참사 수사 발표, 현 후보자와 원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및 11일 용산 참사에 대한 긴급 현안 질문 결과를 지켜본 뒤 여론의 흐름을 감안해 김 내정자의 거취 문제를 결정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9일 라디오 연설에서 “원칙과 기본이 바로 서야 한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의 한 핵심 관계자는 “3, 4월 사회 혼란이 예상되는데 김 내정자를 사퇴시키면 법질서를 바로잡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훈 기자 taylor55@donga.com

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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