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출마 긍정적” 25명 “부정적” 22명

  • 입력 2009년 2월 6일 02시 59분


민주, 정동영 재선거 출마여부 놓고 몸살 의원 59명 답변

긍정 의원 중 9명 “전주 덕진은 안돼”

“대선후보 격 안맞아” “국민관심 끌어야”

당주류 - 386그룹 vs 親정동영계 대립각



민주당이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의 4월 국회의원 재선거 출마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정 전 장관이 옛 지역구인 전북 전주 덕진에서 출마하기로 사실상 결심을 굳히고 연수 중인 미국에서 귀국할 것으로 전해지면서 그동안 물밑에서 오가던 찬반 논란이 수면 위로 급부상하고 있다.

최재성 의원이 4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정 전 장관의 재선거 출마를 부정적으로 평가한 것을 시작으로 민주당 의원들은 5일 삼삼오오 정 전 장관의 출마에 따른 대응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모이는 등 술렁거리고 있다.

정세균 대표와 가까운 당내 주류 측과 386그룹은 정 전 장관의 출마 자체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고 있다. 옛 동교동계 박지원 의원도 정 전 장관의 측근인 최규식 의원을 만나 ‘불출마 당위론’을 편 것으로 전해졌다.

정 전 장관의 전주 덕진 출마를 적극 옹호하고 있는 그룹은 당내 비주류연합체로 정 전 장관이 지도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민주연대 소속 일부 의원과 옛 정동영계 의원들이다. 이들은 별도 모임을 갖고 ‘정 전 장관의 조기 원내 입성 불가피론’ 설파 전략을 짜느라 분주했다.

정 전 장관의 한 측근은 “재선거 출마를 이슈화해 놓고 이제 와서 회군(回軍)할 수는 없다”며 “찬반 태도를 밝히지 않고 있는 의원들을 중점 공략할 것”이라고 했다. 한 초선 의원은 “정 전 장관이 의원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도와 달라’고 읍소하고 있다”고 전했다.

동아일보가 5일 민주당 전체 의원 82명 가운데 64명(비례대표 15명, 해외출장 1명, 설문 응답 거절 2명 제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정 전 장관의 4월 재선거 출마에 대한 의원들의 찬반 의견은 팽팽히 엇갈렸다.

설문에 응한 59명 중 정 전 장관의 4월 재선거 출마에 대해 ‘긍정적’이라고 답한 의원은 25명, ‘부정적’이라고 답한 의원은 22명이었다. 즉답을 피한 의원은 ‘의견 보류(아직 판단이 서지 않았다)’ 3명, ‘노코멘트(내 의견을 공개하지 않겠다)’ 9명 등 12명이었다.

수도권 출신 의원(18명) 중에는 찬반이 각각 10명, 7명으로 나타나 찬성 의견이 많았다. 호남 출신 의원(18명)은 찬성 9 대, 반대 9로 정확히 반으로 나뉘었다.

‘긍정적’이라고 답한 의원들은 대체로 “남이 ‘해라’ ‘마라’ 얘기할 사안이 아니고 본인이 결정할 일”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일부 의원은 “일단 원내에 들어와 당을 추슬러야 한다” “말 한마디에 국민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인물이 있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4월 재선거 출마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한 25명 중에서도 9명은 정 전 장관의 전주 덕진 출마에는 반대했다. 이들은 “재선거가 확정된 인천 부평을이나 재선거가 유력시되는 서울 금천 등 수도권에서 출마시켜 당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출마는 하되 고향으로 ‘U턴’하는 것은 안 된다는 것이다. 결국 정 전 장관의 ‘전주 덕진 출마’를 반대하는 의원은 모두 31명으로 찬반 의견을 밝힌 응답자(47명)의 66%에 이르는 셈이다.

아예 ‘부정적’이라고 답변한 의원들은 한결같이 “명분이 없다”고 지적했다. 정 전 장관이 18대 총선 때 서울 동작을에 출마했다가 다시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은 문제라는 것이다.

이들은 “새 인물을 요구하는 유권자의 정서를 외면하는 것” “대선주자를 지낸 간판급 인사답지 않은 선택”이라고 비판했다. 일부 의원은 “좀 더 기다렸다가 재선거 가능성이 있는 서울 은평을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 이재오 전 한나라당 의원과 대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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