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값 못하는 ‘워룸’(비상경제상황실)

  • 입력 2009년 1월 23일 02시 58분


회의준비 - 모니터링이 주업무

‘위기극복 지휘’ 설립취지 무색

현재의 경제위기를 전시상황에 빗대 ‘워룸(War Room)’이라고 이름 붙인 청와대 지하벙커 내 비상경제상황실이 아직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22일 “비상경제상황실은 출범 당시 청와대가 밝힌 것과 달리 경제상황 모니터링, 각 부처에서 올라온 보고서 분석, 비상경제대책회의 준비 등 기존의 경제수석비서관실과 같은 조직에서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일들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햇빛도 안 들어오는 지하벙커에서 하는 일치고는 다소 평범한 것 아닌가 싶다”면서 “청와대 안팎에서는 ‘회의 준비를 하려고 지하벙커에 들어갔느냐’는 냉소적 반응도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6일 비상경제상황실을 설치할 당시 “비상경제전략지도라는 것을 작성하고 있다”며 “이 아래 전략적 성과목표(KPI·Key Performance Indicator)를 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하위 핵심 실행지표를 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전략적 성과목표는, 예를 들어 거시경제 부문에서는 경상수지 흑자기조 유지, 내수활성화 등이 성과목표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22일 통화에서 “당초 민간기업이 활용하고 있는 전략적 성과 목표 기법을 적용하려 했지만 최종 대통령 보고 단계에서 채택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에 비상경제상황실 측은 “정부 정책을 관리하기 위한 체계적인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실장을 포함해 모두 15명으로 구성된 비상경제상황실은 대통령실장 직속기구로 △총괄·거시경제팀 △실물·중소기업팀 △금융·구조조정팀 △일자리·사회안전망팀으로 구성됐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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