뺨 때리고… 걷어차고… XXX야… 다시 ‘난투 국회’

  • 입력 2009년 1월 5일 02시 57분


목 조르고… 뒤엉키고 3일 국회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을 점거한 민주당과 민주노동당의 보좌진과 당직자들이 강제 해산에 나선 국회 경위 및 방호원들과 격렬한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4일까지 양측이 6차례에 걸쳐 충돌하면서 국회는 욕설과 폭력이 뒤범벅된 아수라장으로 변했고 부상자도 속출했다. 안철민  기자
목 조르고… 뒤엉키고 3일 국회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을 점거한 민주당과 민주노동당의 보좌진과 당직자들이 강제 해산에 나선 국회 경위 및 방호원들과 격렬한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4일까지 양측이 6차례에 걸쳐 충돌하면서 국회는 욕설과 폭력이 뒤범벅된 아수라장으로 변했고 부상자도 속출했다. 안철민 기자
■ 의사당 ‘무법천지’ 현장

《3일과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은 ‘민의의 전당’이라기보다는 ‘폭력의 산실’에 가까웠다. 4일 ‘이번 임시국회에서 직권상정을 하지 않겠다’는 김형오 국회의장의 성명이 발표되자 민주당은 국회 본청 로텐더홀 농성을 해제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국회사무처와 야당의 대충돌이 벌어진 현장은 한마디로 욕설과 폭력이 난무하는 무법천지였다. 합리적인 대화와 타협이 실종된 채 아수라장으로 바뀐 국회는 국민에게 보여주기엔 너무나 참담했다.》

3일 낮 12시 45분 국회경위-野농성단 1차 충돌

3일 밤 해산 재시도… 野 “열사 되고싶냐” 주먹질

4일 낮 부상으로 지친 경위들 힘 못쓰고 밀려나

▽6차례나 충돌=3일 민주당과 민주노동당이 ‘정오까지 로텐더홀에 붙인 현수막을 떼고 농성을 해제해 달라’는 국회사무처 측의 요청을 거부하자 국회사무처는 낮 12시 45분 국회 경위와 방호원 140여 명을 투입해 첫 번째 강제 해산을 시도했다.

농성 중이던 양당 의원 40여 명과 당직자 및 보좌진 250여 명 속으로 경위들이 뛰어들자 곧장 욕설과 폭력이 오가며 난투극이 벌어졌다. 경위들은 당직자와 보좌진만 끌어내려 했지만 의원들이 육박전에 가세해 양측이 뒤엉키면서 한순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강기정 의원은 몸싸움 도중에 넘어지자 마이크로 50대 방호원의 뺨을 내리쳤다. 그러자 이 방호원은 “어딜 때려. 당신 고소할 거야”라고 고함을 치며 맞섰다. 야당 농성단은 몸싸움을 하며 “야 ××××야, 너 죽을래, 얼굴 다 봤어”라는 욕설을 쏟아냈고 경위들도 “이러지 마, ××” 등의 격한 발언을 했다. 한 방호원은 “왜 걷어차”라며 급소를 움켜쥐기도 했다.

수적 열세에 놓인 경위들은 결국 20여 명을 끌어내는 데 그쳤고 10여 분 만에 농성단에 밀려났다. 사태가 진정되자 강기정 의원은 다시 마이크를 잡고 “비폭력 투쟁하는데 왜 폭력을 휘둘러! 백골단보다 더한 것들”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농성단의 구호는 어느새 “김형오 의장은 사퇴하라”로 바뀌었다. 민주당 김희철 의원이 “의장이란 말 빼”라고 하자 “김형오는 사퇴하라”로 구호가 달라졌다. 농성단에서는 “박계동 (국회사무총장) 나오라고 해, 홍준표 치사한 ××, 한나라당 사무실도 엎어버린다”는 폭언이 쏟아졌다.

마이크를 잡은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이 순간부터 김형오 의원을 국회의장으로 인정할 수 없다. 지금 당장 의장실을 접수하자”라고 말했다.

오후 5시에 재투입된 경위와 방호원들은 작전을 바꿔 5인 1조로 농성단 양쪽의 당직자들을 집중적으로 끌어냈다. 이 과정에서 당직자들은 경위 2명을 홀 뒤편으로 끌고 가 “×× 너 열사 되고 싶냐”며 주먹을 휘둘렀다. 한 당직자는 “때리지 마세요”라고 애원하는 40대 경위의 정강이를 걷어차 쓰러뜨렸다. 이 장면을 목격한 원혜영 원내대표는 “뭐하는 짓이냐. 폭력은 안 돼”라며 말렸다.

이후 오후 5시 50분 시작된 3차 충돌과 오후 8시 55분 4차 충돌, 4일 오전 7시 5차 충돌, 오후 1시 45분 6차 충돌에서는 부상으로 지친 경위들이 힘 한번 제대로 써보지 못한 채 밀려났다.

그러나 4일 밤 민주당이 의원총회를 거쳐 로텐더홀 농성을 해제하기로 결정하자 농성단 규모는 급속히 줄어들었다. 이들은 그동안의 긴장을 풀고 지도부의 농성 종료 명령만 기다리는 모습이었다. 원혜영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의원총회에서 국회 본회의장 농성 해제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었다”고 말했다.

▽부상자 속출=이틀간의 국회 폭력 사태에서 100여 명이 부상했다. 민주당은 박병석 정책위의장이 팔을 다쳐 119구급차에 실려 간 것을 비롯해 의원과 당직자 50여 명이 다쳤다고 주장했다. 한 비서관은 본청 밖으로 끌려나왔다가 창문을 통해 재진입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경찰들에게 잡혀 떨어지며 머리를 다쳐 실신 상태로 앰뷸런스에 실려 가기도 했다.

국회사무처도 경위와 방호원 53명이 부상했다. 이 중 3명은 손목 골절 등으로 입원했다. 이경균 경위과장이 1차 충돌 과정에서 농성단에 밟혀 실려 나가자 당직자들은 “쇼 하지 마”라고 야유하기도 했다.



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류원식 기자 rews@donga.com


▲ 동아닷컴 정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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