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평씨 소환 앞둔 봉하마을

  • 입력 2008년 11월 30일 18시 04분


세종증권 매각 비리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 노건평 씨는 검찰 소환을 하루 앞둔 30일 여전히 외부와의 접촉을 끊었다.

24일 오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자택을 나간 뒤 일주일째 행방을 감추고 있는 그는 부산 모처에 머물며 검찰 조사에 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봉하마을에는 노 씨의 귀가를 기다리는 취재진 수십 명이 몰렸고 노 전 대통령의 생가를 보려는 방문객 3500여 명이 들렀다.

몇몇 관광객들은 마을 주민들에게 건평 씨의 자택을 묻기도 했고 집 앞을 둘러보는 등 호기심을 나타냈다.

노 씨의 조모 기일을 맞아 제사 준비에 분주하던 노 씨의 부인 민미영 씨는 "남편은 잘 지내고 있으며 한때 근거 없는 소문(자해 소동설)이 떠돌아 아이들(자식들)이 크게 걱정하기도 했다"며 "평소 큰집으로서 제사를 지내왔는데 (남편이) 제삿날을 기억하고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노 씨는 검찰 출석에 대비해 조카사위인 정재성(48) 변호사의 도움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변호사가 소속돼 있는 법무법인 '부산'은 1978년 노 전 대통령이 대전지법 판사를 그만두고 설립한 곳으로, 문재인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정 변호사가 공동 대표변호사를 맡고 있다.

법무법인 부산은 지난해 건설업자 김상진 씨에게서 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던 노 전 대통령의 측근 출신인 정윤재 전 대통령의전비서관의 변호를 맡기도 했다.

한편 노 전 대통령은 이날 관광객들에게 "요즘 신명이 안 나서 이야기가 잘 나오지 않는다"며 "검찰 수사를 기다려보자. 내가 달리 방법이 있겠나"고 말했다. 검찰 수사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거 뭐, 자꾸 물어보고 그래요"라며 말을 아꼈다.

김해=윤희각기자 toto@donga.com


▲영상취재 : 동아일보 전영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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