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와병설중 서해상 미사일 발사 왜?

  • 입력 2008년 10월 9일 02시 59분


‘北체제 이상무’ 과시 노린듯

북한이 7일 서해상으로 단거리미사일 2발을 발사한 것은 조선노동당 창건기념일(10일)을 앞두고 체제의 건재함을 과시하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와병설로 촉발된 내부 동요를 잠재우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북한이 서해상에 단거리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3월과 5월에 이어 올해 들어 세 번째다.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은 사거리 46km의 옛 소련제 스틱스 함대함미사일을 공중 발사용으로 개조한 공대함미사일로 알려졌다.

정부는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이 단거리이고 발사 전 서해상에 항행금지령을 내린 점을 들어 통상적 훈련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군 당국은 이에 대해 “군사 정보 상황으로 확인해 줄 수 없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꺼렸다.

군 안팎에선 이번 미사일 발사에 북한 군부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최고 권력자’의 건강 이상이 장기화되면서 북한 체제의 급변 사태 가능성이 제기되자 북한 군부가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김 위원장의 신변에 중대 사태가 생길 경우 군부가 체제 단속에 적극 나설 수 있음을 대외에 시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크리스토퍼 힐 미국 국무부 차관보가 최근 평양을 방문해 핵 검증 문제를 협의하고 북한이 ‘중대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미사일 발사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핵 협상의 압박용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실제 3월 발사 때는 핵 신고 문제를 놓고 북-미가 싱가포르에서 담판을 앞둔 때였고 5월 발사 때도 핵 폐기 대상을 둘러싼 북-미 간 견해가 첨예하게 맞서 있었다.

군 소식통은 “지난달 말 이명박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10년 만에 대규모 합동화력시범을 실시한 데 대한 북한 군부의 반발적 성격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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