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길연 “日 상임이사국 자격 없다”

  • 입력 2008년 9월 29일 03시 01분


유엔총회 기조연설서 日반박… 20여분 설전

북한과 일본이 27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유엔총회장에서 한바탕 설전을 벌였다.

발단은 북한 박길연(사진) 외무성 부상의 총회 기조연설이었다.

박 부상은 “조일 관계 문제가 해결되지 못하는 원인은 일본이 희대의 범죄로 얼룩진 자기의 과거를 청산하지 않는 데 있다”며 “아시아 나라들을 강점하고 수백만 무고한 사람들을 학살한 침략 역사를 미화하는 일본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이 될 자격이 없다”고 일본을 정면으로 공격했다.

그 직후 일본 측 대표는 발언권을 얻어 “북한 대표의 발언은 전혀 근거 없는 것”이라며 “일본은 진정성과 일관성을 갖고 과거를 직시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특히 그는 “일본은 2002년 9월 평양선언에 기초해 불행한 과거의 청산과 납치, 미사일 문제 등을 포함한 주요 현안을 포괄적으로 해결해 북한과의 관계를 정상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박덕훈 북한 대표부 차석대사가 나서 “일본 대표의 발언은 피해자와 가해자를 바꾸려는 것”이라며 “일본 대표는 참회한다고 하면서 과거사를 왜곡하고 있고 2007년 3월 일본 총리는 군위안부 문제에 대한 증거가 없다는 무책임한 발언으로 책임을 회피했다”고 공박했다.

이후 북측이 “위안부 수가 20만 명이며 조선인 증발이 몇백만 명에 이른다”고 하자 일본 측 대표는 “근거가 없다”고 반박했고, 다시 북측이 “그 수는 일본 측이 파악한 것”이라고 반박하는 등 20여 분간 소동이 계속됐다.

뉴욕=신치영 특파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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