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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9월 17일 05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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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유성 산은 행장 “우리와 협상 깨진뒤 두손 들어”
미국 투자은행(IB)인 리먼브러더스가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했다는 소식에 청와대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리먼브러더스 인수 추진의 주체는 한국산업은행이고, 금융위원회가 승인 여부를 검토하겠지만 사실상 최종 결정권은 청와대에 있기 때문이다. 만약 산업은행이 리먼브러더스를 인수했다가 막대한 부실을 떠안게 되고, ‘정치적 책임론’까지 제기되면 이명박 정부의 금융정책 실패가 도마에 오를 가능성도 있었다는 판단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16일 “산업은행이 최종 단계에서 리먼브러더스 인수를 철회했다. 만약 리먼브러더스 인수로 부실을 떠안았을 경우 금융정책 실패에 대한 비난과 국내 금융시장의 혼란은 물론 내년 지방선거에서도 악영향을 미칠 뻔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민유성 산업은행장의 생각은 청와대의 판단과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
민 행장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산업은행 본점에서 기자 간담회를 자청해 “리먼브러더스는 우리(산업은행)와 협상이 깨지면서 거래 상대방들이 자금 회수에 나서는 바람에 경영진이 결국 두 손을 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산업은행이 리먼브러더스를 인수했다면 파산보호 신청 상황으로 가지 않을 수 있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금융위원회와 의견 차이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민 행장은 “전광우 위원장과 이견이 없다”고 말했다.
박중현 기자 sanjuck@donga.com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