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태희 “洪, 너무 많이 양보… 이게 뭔가”

  • 입력 2008년 8월 4일 03시 02분


한나라 오늘 의총, 지도부 성토장 될듯

한나라당이 내홍에 휩싸이고 있다. 직접적인 계기는 국회 원 구성 협상 결렬이다. 하지만 국회 공전이 두 달 이상 이어지는 과정에서 당 지도부가 걸어온 총체적 행적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

당장 4일 열리는 당 의원총회에선 원 구성의 열쇠를 민주당과 청와대에 넘겨준 홍준표 원내대표와 박희태 대표 등 지도부에 대한 성토가 예상된다.

임태희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은 3일 기자간담회에서 “홍 원내대표가 국회의장 선출 과정에서 너무나 (양보를) 많이 했다. 개원과 원 구성 협상을 패키지로 같이 했어야 한다. 이게 뭔가”라고 비판했다.

한 재선 의원은 “거대 여당이 양보할 수밖에 없다는 홍 원내대표의 말이 일리는 있지만 문제는 협상에서 전혀 전략이 없다는 것”이라며 “박 대표와 홍 원내대표의 지도력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정몽준 최고위원이 당정협의 배제를 이유로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하고, 박 대표는 청와대와 조율 없이 대북특사론을 내세우는 등 당이 중구난방 식으로 돌아가는 것에 대한 초·재선 의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더욱 큰 문제는 청와대가 금주 장관 내정자 3명에 대한 임명을 강행할 경우 여야 대화가 장기간 단절되고 원 구성이 이달 말까지 미뤄질 소지가 있다는 점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원내지도부에 대한 대통령의 불신이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라며 “‘홍준표-임태희’ 원내지도부 라인이 한계에 도달한 것 아니냐는 얘기도 심심찮게 나온다”고 말했다.

당내에선 향후 정국과 관련해 △청와대의 장관 임명 강행 및 민주당의 원 구성 거부로 올림픽 폐막(8월 24일) 후에나 원 구성 협상 시작 △청와대의 장관 인사청문특위 수용에 따른 원 구성 합의 △민주당의 인사청문회 포기와 원 구성 합의 등 다양한 전망이 나온다.

이종훈 기자 taylor55@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