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과수 1차 부검 피격거리 규명 못해

  • 입력 2008년 7월 15일 02시 50분


북한군의 총격으로 숨진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 씨의 시신 정밀부검 결과, 사망 당시 정황에 대한 단서를 찾을 수 있을 것이란 당초 기대와 달리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경찰에 따르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1차 부검 결과는 사건 당일 속초병원에 실시된 검안 결과를 재확인하는 수준에 그쳤다. 총알 한 발은 박 씨의 오른쪽 등 뒤에서 오른쪽 가슴 방향을, 다른 한 발은 오른쪽 대퇴부에서 왼쪽 대퇴부 방향으로 관통했다는 것이다.

경찰은 특히 박 씨의 사망이 고의적 조준 사격에 의한 것인지를 가려내는 데 핵심이 되는 총격 거리를 추정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총격 거리 분석에 가장 중요한 실마리인 총알이 시신을 관통해 남아 있지 않기 때문. 이에 따라 국과수가 할 수 있는 일은 총알이 들어간 구멍과 빠져나간 구멍을 비교해 총알의 관통력을 추정하고 이를 통해 사거리를 계산하는 것뿐이다.

하지만 군용 총기의 특성상 이 같은 방법으로는 총격 거리 추정이 힘들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경북대 의대 법의학교실의 채종민 교수도 “군용 소총의 경우 워낙 파괴력이 높아 군용 총기는 10m 뒤에서 쏘든, 100m 이상 뒤에서 쏘든 시신에 남는 흔적엔 별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박왕자씨 오늘 영결식

한편 박왕자 씨의 영결식이 15일 치러진다.

박 씨의 남편 방영민(53) 씨와 아들 재정(23) 씨는 “14일 서울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에서 현대아산 측과 보상 협상을 매듭짓고 15일 영결식을 치르기로 했다”고 밝혔다.

전성철 기자 dawn@donga.com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 영상취재 :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영상취재 : 동아일보 사진부 김재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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