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총재 “전경 - 기자 폭행은 폭도”

  • 입력 2008년 6월 28일 03시 01분


“이제 국회가 나서야” 등원 촉구

자유선진당 이회창(사진) 총재가 27일 “전경과 언론사에 집단폭력을 가한 사람들은 시위군중이 아니라 폭도”라며 최근 폭력을 휘두르고 있는 시위대를 비판했다.

이 총재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폭력을 유지해 오던 촛불집회가 폭력적으로 변하고 있는 작금의 현실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폭력시위는 그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26일 밤 촛불집회에 참여했던 시위대들이 경찰이나 특정 언론사 기자들을 발로 차고 짓밟는 등 집단폭행을 가하고 특정 언론사에 쓰레기나 오물을 투척한 뒤, 현판을 떼어내며 유리창을 깨부수는 행위를 보면서 개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법치주의를 짓밟는 폭력행위는 그동안 국민이 주장해 왔던 검역주권과 국민의 건강권 수호라는 정당한 의사를 왜곡시키고 그 진정성을 의심받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정부의 시위 진압과 관련해 “공권력은 법에 의한 수단으로 폭력시위를 진압할 책임과 권한이 있지만 과잉 진압은 폭력시위를 낳을 수 있는 만큼 공권력도 과잉 진압을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날 오전 신문에서 언론사 기자가 폭행을 당하고 경찰이 시위대에 둘러싸여 집단 폭행을 당했다는 기사와 사진을 본 뒤 기자회견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폭력시위의 문제점과 경찰의 과잉 진압을 모두 문제 삼은 기자회견 초안을 받은 뒤 ‘폭도’라는 표현을 넣어 폭력시위의 문제점을 더 지적하는 쪽으로 회견문을 손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총재는 최근 들어 “공권력에 도전해서는 안 된다”는 말을 자주 했다고 측근들이 전했다.

이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통합민주당과 민주노동당의 등원도 강하게 촉구했다. 그는 “정부는 재협상을 할 의지도 없고, 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지금의 상황은 결코 촛불집회로 풀 수 없다”며 “이제는 국회가 나서야 할 때다”라고 말했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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