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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6월 21일 03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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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석탄공사는 지난해 인건비 인상률이 4.36%에 이르렀다. 정부가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한 2%를 크게 웃도는 수준.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는 당초 작년 말까지 서귀포미항 1단계 공사를 10% 정도 진척한다는 목표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1.36%밖에 하지 못했다.
공공기관의 부실한 경영 행태가 도마에 올랐다.
기획재정부가 20일 밝힌 ‘공기업 및 준정부기관 경영실적 평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자체수입 비중이 50% 이상인 24개 공기업의 평가점수는 73.2점으로 2006년에 비해 2.5점 떨어졌다. 자체수입 비중이 50% 미만인 77개 준정부기관의 2007년 평가점수는 직전 연도보다 1점 낮은 71.4점이었다.
이는 139명의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경영평가단이 재정부 의뢰로 3월 20일부터 3개월에 걸쳐 공공기관을 평가한 결과다.
○ 10곳 중 3곳 임금 기준 위반
평가결과에 따르면 전체 101개 공공기관 가운데 32개 기관이 인건비 인상 기준(2%)을 어겼다.
석탄공사는 2006년까지만 해도 탄광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에게 주는 ‘생산 독려비’를 경비로 처리했다. 복리후생을 위한 비용을 인건비에 넣지 않아 2% 인상 기준을 지킬 수 있었지만 이번 평가에선 이런 회계처리를 인정받지 못해 한도를 훌쩍 넘겼다.
지난해 증권예탁결제원의 임금 인상률도 3.37%에 이르렀다. 일부 공공기관은 몇 년간 임금이 별로 오르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어 지난해 임금을 대폭 올리기도 했다. 현오석 경영평가단장은 “노사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건비를 올리는 사례도 있었다”고 말했다.
산업진흥 기능을 하는 11개 준정부기관 중에선 에너지관리공단의 성적이 가장 좋았던 반면 증권예탁결제원은 예산을 비효율적으로 관리한다는 이유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2006년까지 정부투자기관으로 분류됐던 24개 공기업 중에선 정전(停電)을 크게 줄인 한국전력이 1위를 차지했다. 석탄공사가 꼴찌였다.
○ ‘고유 사업도 제대로 못 해’
인건비 등 회계 처리는 투명했지만 사업실적이 부진해 낮은 점수를 받은 공공기관도 많았다.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은 2006년에 7억8000만 원의 순이익을 내다가 지난해 9억8000만 원의 순손실을 내 적자 기업이 됐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관하는 문예진흥기금 지원사업은 지난해 예산이 늘었지만 정작 기금 신청 건수는 2006년보다 감소했다.
경영이 잘 안 되는 만큼 공기업 사장에 대한 평가결과도 나빠졌다. 한국전력, 대한광업진흥공사 등 14개 공기업의 사장들은 2006년에는 평균 77.5점을 받았지만 2007년에는 74.1점을 받는 데 그쳤다.
재정부는 과학문화재단 독립기념관 등 평가점수가 낮은 15곳에 기관 경고를 하고 경비와 관련된 예산 1%를 삭감키로 했다.
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