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공조 삐걱… 국회 정상화에 영향줄까

  • 입력 2008년 6월 12일 03시 04분


선진당 등원하되 ‘가축법’ 공조

민주당 “비교섭단체가…” 시큰둥

쇠고기 전선에서 단일 대오를 유지하던 야 3당 공조가 자유선진당의 국회 등원 결정으로 무너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선진당은 통합민주당, 민주노동당과 달리 10일 ‘조건 없는 국회 등원’을 결정한 데다 이날 열린 촛불문화제에도 불참함으로써 다른 두 당과의 노선 차이를 분명히 했다. 선진당은 쇠고기 재협상을 이끌어 내기 위한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안’ 처리에 관해서는 아직까지 공조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선진당의 등원 결정이 당장 국회 정상화에 영향을 미치기는 어렵다는 것이 정치권의 일반적인 분석이다. 국회의장단 선출, 상임위 배분 등 원 구성과 관련된 협상은 교섭단체인 한나라당과 민주당 간에 이뤄지기 때문이다.

가능성은 적지만 쇠고기 정국이 장기화할 경우 한나라당이 선진당과 공조해 국회를 개원하는 극단의 선택을 할 수도 있다. 국제 유가 및 국내 물가 상승, 화물연대 파업, 실업난 가중 등 각종 민생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국회 공전이 길어질 경우 ‘경제를 살려야 한다’는 여론이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 이 경우 선진당과의 공동 개원은 단독 개원에 대한 비난 여론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다.

선진당의 ‘부분 공조 이탈’에 대해 민주당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다.

민주당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이미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부결 때 선진당의 모습을 확인한 바 있다”면서 “비교섭단체인 선진당 때문에 개원이 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에 민노당은 “쇠고기 재협상이 될 때까지 국회 등원을 하지 않기로 한 야 3당 합의문이 아직 잉크도 마르지 않았다”면서 “선진당의 국회 등원은 정치 도의를 어긴 것으로 국민적 지탄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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